北伐에 반대하는 충고 세계사


은호(殷浩)가 북벌할 때 중군(中軍) 장군 왕희지(王羲之)가 편지를 써서 그것을 중지하라고 하였는데, 듣지 않았다. 이미 아무런 공로를 세우지 못하였는데, 다시 군사를 일으키는 것을 (회계왕 사마욱과 함께) 모의하였다. 왕희지는 은호에게 편지를 보내어 말하였다.

"지금 작디작은 강좌(江左)에 있게 되어서 천하 사람들의 마음이 서늘하게 된 지가 진실로 오래 되었지만, 힘껏 싸워서 무공(武功)을 세우는 것은 마땅히 해야 하는 바는 아닙니다. 근래에 안팎의 책임을 가진 사람들이 아직 깊이 꾀를 내고 멀리까지 염려하지는 않아서 근본을 피곤하고 고갈되게 하여 각기 뜻하는 바에 따르고 있으니, 끝내는 한 번이라도 공로라고 할 만한 것을 갖지 못하였고, 드디어 천하 사람들에게 장차 흙이 무너지는 형세를 갖게 하였으니, 그 일을 맡은 사람이 어찌 사해(四海)에 대한 책임을 사양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 군대는 밖에서 깨뜨려지고 밑천은 안에서 고갈되어 회하(淮河)를 보전하려는 뜻도 다시 도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 장강으로 돌아와서 지키고 장수들을 독려하여 각기 옛 진(鎭)을 회복시키는 것만 못하며 장강 밖으로는 기미(羈靡)하는 것뿐입니다.

허물을 끌어다가 자기에게 책임을 돌리고 다시 좋은 정치를 하고, 부역을 줄여주며 백성들과 함께 다시 시작하면 대체로 거꾸로 매달린 것 같은 위급함을 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군(使君, 殷浩)께서는 포의(布衣)에서 시작하셔서 천하의 중임을 맡으셨고, 전체를 통어할 책임을 맡으셨는데 실패하고 없어지는 것이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아마도 조정 안에 있는 여러 신하들이 다른 사람과 더불어 그 비방하는 말을 나누어 가질 사람이 없을까 걱정입니다.

만약에 오히려 이전에 했던 일이(은호의 1차 북벌을 가리킨다) 아직도 꼼꼼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하고, 그러므로 다시 분수에 넘치는 것을 구하고자 한다면 우주가 비록 넓다고 하여도 어느 곳에서 자신을 받아들이겠습니까? 이것이 어리석은 사람이든 지혜로운 사람이든 이해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또 회계왕(會稽王) 사마욱(司馬昱)에게 쪽지를 보내어 말하였다.

"다른 사람의 신하가 되어 누가 그의 주군을 높이고 전 시대보다 융성하게 하는 것을 원하지 않겠습니까? 하물며 얻기 어려운 운수를 만난 경우이겠습니까? 갖고 있는 힘을 돌아보니 미치지 못하므로 어찌 가벼운지 무거운지를 달아보지 않고 이를 처리하겠습니까?

지금 비록 기뻐할 만한 기회를 갖고 있으나, 안으로 자기에게서 찾아보면 걱정해야 할 것이 기뻐해야 할 것보다 무겁습니다. 공로를 세우는 것은 아직 기대할 수 없고, 남겨진 백성들은 거의 다 죽어가며 노역(勞役)은 때도 없이 일으키고, 거둬들이는 것은 날로 무거우며, 작디작은 오 ・월(吳 ・越)을 가지고서 천하의 10분의 9를 경영하려고 한다면 망하지 않고 무엇을 기대하겠습니까?

자기가 쌓은 덕을 헤아리고 힘을 재보지 않고 거둬버리지도 않고 그치려 하지도 않으니, 이것이 국내에 사는 사람들이 마음아파하고 한탄하고 슬퍼하는 바이지만 감히 정성스런 마음을 토로하지 못합니다. '지나간 것은 간할 수 없고, 오는 것은 오히려 추구할 수 있는 것이니(論語에 실려있는 말이다)' 바라던대 전하께서 다시 세 번 생각해보셔서 먼저 이길 수 없는 기초를 만들어놓고, 뿌리가 박히고 형세가 드러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이를 꾀한다고 하여도 늦지 않습니다.

만약에 그렇게 하지 않을 것 같으면 아마도 미록(麋鹿)들이 뛰어 노는 곳이 장차 숲속으로 그치지 않을까 두려울 뿐입니다.(사슴들이 皇宮에서까지 놀게 될까 걱정이 된다는 말로, 황궁이 폐허가 된다는 의미) 바라건대 전하께서 잠시 텅 비고 먼 곳을 생각하는 마음(淸談)을 그만두시고 거꾸로 매달린 위급합을 구하시면, 망하는 것을 가지고 살리게 하는 것이며, 화(禍)를 돌려서 복이 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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