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과 리더십 부재... 국제, 시사


지난 4일과 5일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제8차 아시아ㆍ유럽 정상회의(ASEM)가 열렸다. ASEM 48개국 정상들이 한곳에 모여 활발한 다자외교를 펼친 것으로 보도됐지만, 그 내용을 확인해 보면 `속 빈 강정`이라고 볼 수 있다. 그 이유와 관련해서는 우선 유럽 정치 지도자들의 리더십 부족을 지적할 수 있다.

기존의 긍정적인 유럽 평가는 戰後 프랑스와 독일의 화해, 그리고 이 두 나라의 견인차 역할을 통해 이뤄진 유로화 통합과 옛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의 영입을 비롯한 유럽통합 과정 때문이다. 또 유럽 시민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삶의 질`에 절대적 가치를 두고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미국식 금융자본주의와는 달리, 공정한 시장질서를 최우선으로 하는 유럽식 자본주의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세계는 유럽에 호감을 가졌다.

그런데 오늘날의 EU는 관료체제에 빠져 `탈민주주의화`하고 있으며,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간의 경쟁으로 프랑스와 독일의 균열이 유럽인의 단일 전선을 붕괴시키고 있다. 이탈리아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정치지도자이기에 앞서 성적 기행으로 더욱 유명하고,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타국 비방에나 열을 올리는 등 정치적 카리스마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이런 지도력 부재와 함께 세계화가 유럽 시민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지적할 수 있다. 영국을 비롯해 이제는 프랑스, 독일 등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고 있는 미국식 주주자본주의에 의해 戰後 유럽이 자랑해 온 복지국가의 틀이 붕괴되어 가고 있으며, EU는 높은 실업률과 막대한 재정적자의 늪에 빠져들었다.

한 때 유럽헌법의 채택으로 `유럽의 배`가 순항하리라는 예측도 있었으나 PIGS(포르투갈,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재정위기 해결책을 둘러싼 프랑스와 독일의 갈등으로 유럽에서 정치통합에 대한 의지조차 의심받고 있다. 이제 EU는 PIGS뿐 아니라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정부 주도의 긴축정책 없이는 당면한 재정위기를 돌파할 수 없는 형편이다.

그동안 유럽인이 보여줬던 지혜는 새로운 차원의 탈영토적 주권주의의 선택에 있다. 이같은 지혜는 戰後 `佛獨협력`의 돈독한 유대 관계에서 가능한 것이었다. 과거 샤를 드골과 콘라트 아데나워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지스카르 데스탱과 헬무트 슈미트, 프랑수아 미테랑과 헬무트 콜, 자크 시라크와 게르하르트 슈뢰더는 각자 좌파와 우파 정당을 기반으로 한 정치지도자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합의한 민주적 가치를 향하여 유럽통합을 향한 항해를 멈추지 않았다.

반면 사르코지와 메르켈, 두 사람은 모두 우파를 대표하는 정치지도자임에도 대립과 갈등, 그리고 참을 수 없는 정치적 가벼움으로 유럽통합의 동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 


확실히 2차대전 이후에 출생한 정치인들이 집권하곤 나선, 각국 정치의 수준이 저하되었다.

리더십 부재 ・아마추어급 정치술 ・객관적 판단 능력의 결여 ・저질스러운 가벼움 등등...

누구 말마따나 정치인이 반드시 강력한 리더십을 보유하라는 법은 없지만,

최소한 정파간 이해관계와 여론의 동향을 잘 파악하고 조정할 수 있는,

객관적 판단 능력마저 결여한 정치인이 널려있으니, 문제라는 거지.

개인적으로 1814~1914년 기간에 태어난 세대들이 최고였다고 본다.


덧글

  • 위장효과 2011/04/11 18:32 # 답글

    단체로 찌짓수를 연마한 것도 아니고...

    같은 우파니까 동족 혐오가 더 심할 수도 있겠죠. 사르코지야 뭐 대통령되기 전부터 하는 짓거리가...

    사생활이 리버럴하네 뭐하네 하고 좋아하기 이전에 "사생활이 그따위니 공직에 임하는 자세또한 별볼일 없지"라고 평가해야 마땅할 거 같습니다만 요즘 유권자들의 생각은 그게 아니니까요.
  • 에드워디안 2011/04/11 20:18 #

    '아이돌 정치인'만 바라보고 성원해 준 대중도 문제가 많지요. 민주주의의 장점을 타락시키는 꼴이라 생각합니다...;;
  • 2011/04/12 16:2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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