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백제의 인기 국제, 시사


인종 격리를 국시(國是)처럼 내세우고 있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는 하얀 얼굴색이 상류계급에 진입할 수 있는 필수 요건이다. 그래서 백인(白人)이 아닌 많은 유색인종들의 간절한 소망은 피부색을 가급적 하얗게 만드는 것. 이들의 이러한 심리 상태를 이용, 각종 피부 표백크림이 크게 유행이라고 한다.

물론, 그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제아무리 크림을 바른다고 해서 피부색이 백인처럼 될 가능성이 희박한데도, 많은 흑인들은 독성이 강한 표백제를 닥치는대로 사다 바른다. 그 결과, 피부 형태를 완전히 망가뜨리는가 하면, 내분비 장애 ・습진 등의 악성 증세로 병원을 찾는 부작용 환자들의 수가 날로 늘고 있다.

요하네스버그 병원의 경우, 해마다 2천명 이상의 환자들이 얼굴을 싸맨채 출입하고 있으며, 도심 한복판에서는 마치 바둑 모양의 얼룩반점을 가진 얼굴들을 많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백인과 유색인종 간의 구별은 조사국의 증명서로 명확히 되어있지만, 운이 좋게 백인으로 등록된 극소수 유색인들은 피부 표백에 결사적이라고 한다. 흑인의 매끈한 검은 피부가 매력적이라는 말이 전혀 무의미한 이 나라에서 흑인을 포함한 유색인 거주지역의 약국들은 표백크림이 거의 항상 절품(切品)인 실정이며, 거리에는 '당신도 백옥같은 피부를 가질 수 있다'라는 화장품 회사의 광고들이 자주 눈에 띈다.

표백제 중에서 가장 인기를 끄는 것은 약효가 빨리 나타나는 것인데, 어떤 약은 12시간만에 얼굴색이 변하는 것도 있다고 한다. 얼굴색이 본래 흰살색이 아니고 마치 밀가루를 바른 것처럼 하얗게 표백된 빛깔이어서 오히려 진짜 백인보다 더 하얗게 보일 정도다. 일본의 가부키 배우와 비슷하다고 보면 되겠다.

그럼에도 표시가 나는 것은 숨길 수 없고, 더욱이 신원 증명증이 있는 한, 흑인들이 백인 행세를 하기란 불가능하다. 게다가 종족 관념이 강한 부락에서는 표백을 한 부락민이 있으면 추방까지 시켜버린다. 마치, 황새를 따르려다 가랭이가 찢어진 뱁새의 꼴이 되고 마는 셈이다.

표백된 흑인들이 버젓이 백인 전용버스에 오른다던지, 혹은 백인 레스토랑이나 극장에 들어가려다 발각된다던지, 특히 더욱 재미있는 것은 백인 숙녀들에게 수작을 걸다가 망신을 당하는 사례가 많다. 밀가루로 떡칠한 자신의 추악한 모습을 스스로는 전혀 모르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너무나도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흑인들은 수은(水銀) 성분이 들어있는 독성 표백제도 마다않으며, 피부의 부작용마저 참고 견디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인종차별이 낳은 하나의 비극이다.
  

덧글

  • winbbs 2011/05/28 23:49 # 답글

    인종차별 정권의 비극이죠. 마지막에는 그 인종차별도 완화가 되었다고 하나 시대의 변화를 직감한 백인 정권이 "이거 내 놓으면 우리 뭐라 안 할 거임." 이라고 주장해서 한 거 입니다.
  • 에드워디안 2011/05/29 16:56 #

    보타 정권의 小아파르트헤이트(일상 생활에서의 잡다한 규제) 폐지는 백인의 기득권을 보존한다는 전제하에 컬러드 ・아시아인과 일종의 연합체를 구성하는 방식으로 남아공 사회를 개편한다는 의도였죠. 하지만, 여전히 인구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흑인들을 배제했으니, 제대로 효력이 있을리가...;;
  • rock bogard 2011/05/28 23:52 # 답글

    한인 자녀 에피소드 모음집 같은 데 실려 있을 법한 이야기네요;;;
  • check4me 2011/05/29 08:14 # 답글

    전설(?)같은 옛날 이야기군요.

    만델라 이후 어째 표백제 회사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ㅎㅎ
  • 대한민국 친위대 2011/05/29 09:48 # 답글

    이건 뭐... 막장이군요.
  • 누군가의친구 2011/05/29 12:00 # 답글

    이거 뭐라 할말이...ㄱ-
  • KittyHawk 2011/05/29 14:40 # 답글

    막장극장이 따로없군요...
  • 에드워디안 2011/05/29 16:56 # 답글

    rock bogard, check4me, 대한민국 친위대, 누군가의친구, 키티호크//

    저것 말고도 기상천외한 일화들은 숱하게 많습니다...
  • 누군가의친구 2011/05/31 11:42 #

    그 사례들을 더 포스팅 하시면 제 입이 다물어 지지 않겠습니다...-0-
  • 알케이 2011/05/29 22:41 # 답글

    미백화장품이 하얗게 해주는 대신 과도하게 씌면 피부의 탄력을 떨어뜨린다고 하던데...
    신기하네요 미국처럼 태닝된 피부를 예쁘다고 하는 나라도 있는반면에
  • 들꽃향기 2011/05/30 01:05 # 답글

    저는 이게 미국 남부 흑인들 얘기였는줄 알았는데, 정작 레알이 따로 있었군요 (....)
  • 에드워디안 2011/05/30 11:34 #

    '인종차별의 대명사'인 나라였으니깐요.
  • winbbs 2011/05/30 18:54 #

    에드워디안/1950년대 미국 한 백인 언론인의 수기가 생각납니다. 흑인으로 변장해서 남부지역에 가보니 온갖 차별에 시달렸다는 내용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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