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의 동유럽이 걱정하지 않는 이유... 국제, 시사


현재, 동유럽 국가들이 서유럽 각국의 은행들로부터 빌린 돈은 가히 엄청난 규모인데, 1974년도에 130억 달러였던 것이 작년에 5백억 달러를 돌파했다. 여기에 신용공여마저 합지면, 무려 580억 달러에 이른다. OECD 보고서에 의하면, 내년에는 대(對)서방 채무 누계가 66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빚은 영국으로부터 30%, 서독과 프랑스로부터 각각 20%, 미국으로부터 13%를 지고 있다. 그럼에도, 이들 서방국가의 채권은행들은 폴란드를 제외한 나머지 동유럽 공산국들의 채무액 증가에 그다지 불안을 느끼지 않는다. 동구권 전체의 78년도분 외채 상환액[원금과 이자]은 총 70억 달러로, 국가 신용도가 가장 좋다는 소련은 매년 외화 수입의 28%를 외채 상환에 충당하고 있다.

서방 은행들은 채무국의 연간 '상환 능력 상한선'을 외화 수입액의 20%까지로 추정한다. 이것은 과거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 '프롤레타리아 독재'는 동유럽 국가들이 서방 자본주의의 차관을 얻는데 '필수 조건'처럼 되다시피 했다. 서방의 금융가들은 소련과 동유럽 제국이 지구상에서 가장 안정된 지역이라며 이구동성으로 극찬(?)한다. 공산국가에서는 만약의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도덕적 관점을 떠나, 전체주의 체제가 채권자 측에 유리한 상대인 건 사실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독재체제는 필요할 경우, 언제라도 인민(人民)을 쥐어짤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외채를 상환하기 위해서라면 경제성장과 국민소비도 마음대로 동원 ・축소가 가능한 것이다. 내부적으론 극단적 긴축을 강요하는 반면, 대외수출에 총력을 기울이는 루마니아가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겠다. 헝가리 중앙은행 총재 페케테의 발언대로, 동유럽 국가들은 그들의 빚을 '스위스제 시계 바늘처럼' 시기에 맞추어 척척 갚았다.

'사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적용한 대로 한 국가의 상환 능력을 상환 전력(前歷) ・외화 수입의 실적 ・공채의 운영 등, 10여가지의 기준으로 따진다면, 전세계를 통틀어 동구권 국가들이 단연 으뜸을 차지한다'고 파리의 한 은행가는 말했다. '정치적인 안정성에 있어서, 사우디아라비아나 이란 같은 나라가 동구권보다 무엇이 낫단 말인가?'라며 의구심을 표현한 서독 은행가의 발언도 경청할 만한 가치가 있다.

동구권의 채무는 경제적 잠재력이 약한 제3세계 국가들에 비하면, 그 액수가 타당성이 있다. 남미(南美) 제국은 총 830억 달러를, 중동(中東) 제국은 220억 달러의 채무를 서방은행에 지고 있다. 누구도 동유럽 국가들이 더 이상 차관을 빌릴 수 없는 막다른 골목에 달했다고는 말하지 못할 것이다.

동유럽 제국 가운데서도 채무가 가장 적고, 보수적인 경제 관리에 2차대전 이전부터 잠재적 산업 능력을 갖춘 체코슬로바키아에 대해서는 너도나도 돈을 빌려주고자 한다. 반면, 채무가 가장 많은 폴란드는 자국 경제에 대한 보다 정확한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 한, 더 이상 차관을 빌리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채무가 많고 풍부한 천연자원도 없지만, 헝가리는 중앙은행의 훌륭한 관리 능력과 성실한 협조 자세 덕분에 서방 은행들로부터 호감을 얻고 있다. 채무를 상환치 못하는 위성국가에 대해선 소련이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반드시 갚아준다는 소위 유명한 '우산론(雨傘論)'은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

서방 은행들은 동유럽 각국의 지불 능력을 개별적으로 평가해서 차관을 빌려주고 있지만, 채무액이 점차 급증함에 따라, 금융계에서 동구권의 지불 한계에 점차 의문을 갖기 시작한 것도 사실이다.



덧글

  • KittyHawk 2011/09/06 21:43 # 답글

    확실히 북한 같은 초막장에 비하면 저들은 양반이지요.
  • 에드워디안 2011/09/06 21:55 #

    북녘 김가네는 '정권'의 탈을 쓴 범죄집단에 불과...
  • Montcalm 2011/09/06 23:12 # 답글

    최소한 동구권 공산당 애들은 국가를 왜 만들었는지와 국가에서 무엇을 해야되는지 정도는 알고있었던 것입니다. 결과가 코미디로 끝나서 그렇지..
  • 에드워디안 2011/09/06 23:58 #

    시대착오적 봉건 세습왕조를 건설한 북조선에 비하면야, 동독과 헝가리는 요순지치의 나라나 다름없죠.ㅋ
  • 행인1 2011/09/07 00:03 # 답글

    1. 중동의 왕조와 동유럽의 공산국가를 비교한 은행가의 사자후(?)가 ㄷㄷㄷ 스럽군요.

    2. 그야말로 인민을 쥐어짜서 외채를 갚던 루마니아는 10년후에 결국...;;;
  • 에드워디안 2011/09/07 01:05 #

    1. '통제와 안정'이란 측면에서 동구권 국가가 훨씬 믿음직스럽게 보였던 것도 무리는 아닐겁니다.

    2. 그 '결과'는 루마니아 국민들에 대한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 선사...
  • 담배피는남자 2011/09/07 01:01 # 답글

    역시 뭐든 돈이 있어야 되죠.
  • 에드워디안 2011/09/07 01:06 #

    자본주의는 미워도 '쩐'은 이쁜 법입네다.ㅋㅋㅋ
  • 위장효과 2011/09/07 08:17 # 답글

    같은 공산주의 혈맹에게도 돈 빌리고 입씻은 혹부리네야 뭐...

    그런데 우산론이라지만 정작 저때부터 소련은 자기네 "위성국"에게 손 벌리기 시작했다고 하죠.
  • 에드워디안 2011/09/07 13:30 #

    1. 국가적 차원에서 마약 밀매까지 나서는 위엄. 그놈의 돈이...oTL

    2. 이미 냉전 초기부터 몰로토프 플랜이란 미명하에 위성국가들로부터 챙길 건 챙기던 상황이었으니깐요.
  • 메이즈 2011/09/07 20:50 # 답글

    1. 사실 서방에서 저렇게 안정적이라 생각한 공산권이 붕괴된 이유가 바로 '전체주의 국가라 평소 상대하기는 편하지만 뒤에서는 인민들의 불만이 부글부글 끓는' 곳이었기 때문이었죠. 그리고 서방 진영은 그걸 고려하지 않은 대가를 1990년 이후 톡톡히 치르게 됩니다.

    2. 윗동네는 왕조라 부르는 것도 수많은 왕들에 대한 모욕이고(왕은 최소한 자신의 신민에게 책임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그냥 김씨 도적. 혹은 마피아 집단이라고 부르는 게 맞을 듯 합니다. 자신의 구성원들에게 대하는 태도나, 외부를 대하는 태도나 완전히 마피아가 따로 없으니 원.
  • 에드워디안 2011/09/07 22:56 #

    1. 1979년의 시점에서 동구권이 10년 기한으로 붕괴되리란 예측이 가능했을리가...;;

    2. 신상옥 감독은 북한 지배층을 가리켜 '마적떼'라 단정지었다죠.
  • 누군가의친구 2011/09/07 21:28 # 답글

    북한은 동유럽권과 서방 가리지 않고 막대한 차관들을 빌린후...

    아프리카 등지에 체제선전용으로 뿌리거나 우상화 사업등에 다양하게 쓴후...


    갚지 않았답니다. 데헷~!...

    PS: 자본주의는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건게 부카니스탄은 그런 경력이 있고 작년에도 차관빌린거 못갚는다고 차감해달라는 기사 나온것만 봐도 체재 이전에 신용의 문제가 있습니다.(...)

  • 에드워디안 2011/09/07 22:58 #

    주제에 빚 독촉이 들어오면 '배째라'는 식으로 뻐기는 배짱도 대단할 따름입니다.

    그나저나, 80년대 이전 북괴가 제3세계 제국에 뿌린 액수가...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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