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정치권의 긴축안 합의에도 불구하고, 2차 구제금융 지원에 제동이 걸렸다. 그리스 정부와 3당(黨)이 30억 유로 규모의 긴축안에는 의견을 모았지만, 유로존이 3억 2500만 유로 규모의 추가 긴축을 포함한 추가 조건을 최후통첩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트로이카가 제시한 2차 구제금융 조건과 관련해서도 그리스 정치권이 연금 문제를 확실히 매듭지지 못한 점 역시 걸림돌이다.
현지시간으로 9일,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브뤼셀에서 긴급 회동을 가진 후 3대 선결조건을 추가로 제시, 그리스 2차 구제금융 지원 결정을 잠정 보류했다. 유로존은 다음 회의가 개최되는 오는 2월 15일까지 3억 2500만 유로의 추가 긴축안 제시, 긴축안과 경제개혁에 대한 의회 비준, 4월 총선 이후로도 이 조치를 이행하겠다는 그리스 정부 수뇌의 약속 등 3대 조건을 수용할 것을 촉구하였다.
장-클로드 융커 유로그룹 회장은 '긴축 조치의 이행없이 구제금융 지출은 없다'는 강경한 의사를 내비쳤다. 앞서, 융커 의장은 '그리스가 합의된 개혁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회원국들의 지원을 더 이상 기대해서는 안 될 것'이라면서 '디폴트 선언을 모면치 못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유로존은 또한, 그리스에 대해 부채 상환에만 사용하는 별도의 계정 설치를 구제금융 제공 조건의 하나로 추가시키는 방안을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리 렌 EU 경제통화 담당 집행위원은 '구제금융 프로그램의 효과적 집행을 보장하기 위해 가능한 하나의 방안'이라고 언급했지만, 시장에서는 이 방안이 재정 주권과 관련된 것으로 그리스가 민감한 반응을 드러낼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연금 삭감에 합의하지 못한 점도 유로존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총리실과 3당 당수는 마라톤 회의를 벌였지만, 합의안 도출에 실패했다. 대신, 2015년까지 130억 유로의 재정지출 감축, 최저임금 22% 삭감, 연내 공공일자리 1만5천개 감축, 상반기내로 6개 공기업 지분 매각 등의 방안만 담았다.
EU는 그리스 정부가 미완의 합의안을 내놓은 데 대해 불만을 표시하면서도, 부족한 3억 유로 재정지출 삭감을 보충하기 위한 시간적 여유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합의를 승인해 줄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며 '총체적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리스 정부가 연금 삭감을 비롯한 모든 구제금융 조건을 수용하더라도, 지원에 대한 이견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그리스 최대 채권 보유자 중 하나인 유럽중앙은행(ECB)이 국채 손실 탕감에 참여할 지 여부가 불확실하다. 드라기 ECB 총재는 '그리스를 지원하기 위해 국채 매입을 통한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면, 그리스 정부는 직접적으로 도와주는 꼴로 EU조약에 위배되는 것'이라 주장했다.
ECB는 디폴트 위기에 처한 그리스 국채 금리가 급등하자, 시장 안정 프로그램을 통해 그리스 국채를 대량 매입, 현재 400억 유로 규모를 보유한 것으로 추산된다. ECB 뿐만 아니라, 독일의 입장도 강경하다. 시장에서는 2차 구제금융 규모 1300억 유로를 가지고선 그리스를 회생시키는 것이 불가능한 만큼, 지원 규모를 1450억 유로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마저 제기된 상황이다.
그러나, 쇼이블레 재무장관은 '작년 10월 유로존 정상회의에서 합의했던 1300억 유로 범위 이내에서 논의해야 한다'며 구제금융 규모의 추가 확대 가능성을 처음부터 일축하였다.




덧글
IJM 2012/02/10 18:04 # 답글
그리스는 우리나라 외환위기 당시 김대중 정부를 참고해야 할 듯...
KittyHawk 2012/02/10 19:38 # 답글
왠지 총체적 파국의 가능성을 배제하기엔 아직도 이른 게 아닌가 싶어집니다.
TypeNew 2012/02/11 03:43 # 답글
믿음이 전혀 가지 않는 남유럽의 '양아치'.......... 그리스 ;;;
Niveus 2012/02/11 06:33 # 답글
솔직하게 말하면 그리스 입장에선 그냥 디폴트 때려버리는게 덜아플수도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어짜피 구조적으로 문제가 심각한지라 좀 지원한다고 어찌 될 상황은 20년전(오타아님;;)에 지나버린듯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