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이 몰고 올 경제 순풍 국제, 시사




인도차이나 평화로 말미암은 수혜는 대부분 소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경제적으로 크게 고무될 것이라 미국의 재계 인사들이 낙관하고 있다. FNCB 수석 부사장이자, 경제학자인 레이프 올센은 금융면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나, 산업 방면엔 자신감이 높아지리라 예측했다.

체이스 맨해튼 은행의 방계인 필라델피아 체이스 이코노메트릭사(社) 사장인 미첼 에반스도 '평화배당금은 모두 사용했다. 그러나, 베트남 휴전은 미국내의 반목과 분열 요인을 제거함으로써 산업계의 풍토를 개선시킬 것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주장은 지난 3년간 베트남 관련 지출이 꾸준히 축소되었으며, 더욱 삭감될 추세이므로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는 근거로부터 비롯되었다.

작년도 중반기부터 미국경제는 본격적인 상승 과정에 들어섰고, 민간 설비투자가 증대될 것으로 기대, 전쟁 특수 감소에 따른 마이너스적 영향도 부각되진 않을 것이라 전망된다. 올센과 에반스 모두 설사 수년전에 휴전이 성립되었다 하더라도, 연방정부의 복지 ・교육 프로그램 확충으로 전비(戰費)가 해당 분야의 예산에 전용되었거나, 혹은 인플레 영향에 따라 조기 소진되었으리라 추정한 바 있다.

4~5년간의 경기 침체로 미국은 '총포와 버터 철학'의 대가를 치른 셈이며, 베트남으로부터 미군이 철수했다고 해서 사회적으로 파장이 일거나, 심각한 혼란은 예상되진 않는다. 한편, 그동안 전쟁 수행으로 악화일로를 걷던 국제수지 역시 호전될 것이란 기대가 높아졌다. 휴전이 심리적으로 좋은 영향을 준다는 점을 감안, 단기적으론 신뢰 회복에 따라 단기자본이 환류됨으로서 종합수지의 개선이 전망된다.

그러나, 미국경제의 회복에 따른 수입 수요의 증대, 인도차이나 3국에 대한 경제원조의 증가 전망 등에 비추어 볼 때 급속한 개선은 기대하기 어려울 듯 하다. 그럼에도, 대다수 전문가들은 73년도 미국경제를 가리켜 '괄목할 만한 상승'을 예견, 6%대의 GNP 성장률과 소비자 신뢰가 회복되는 마당에 특별한 이변이 발생하지 않는 한, 성장이 둔화될 요소는 없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잇따라 내놓았다.

베트남 휴전 실현에 대해 일본 경제계의 반응도 물론 환영일색, 'Post Vietnam war'의 복구를 위한 참여 의식으로 충만한 분위기다. 한국전쟁 특수경기를 구가한 경험을 가진 일본이 베트남 특수를 통해 경제대국으로의 발판을 굳혔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한 일본이 이번만큼은 진정으로 베트남의 국토 재건-민생 안정에 적극적으로 참여, 기여해야한다는 반성의 목소리와 지적이 높아져가고 있다.

개발도상국 원조란 명목으로 교묘하게 경제적 침투를 감행해 온 일본이 자세를 바로잡아 과연, 베트남 복구의 일익을 담당할 수 있는지에 관련해선 각 방면에서 의문이 제기되는 바다. 사이공 거리엔 이미 오토바이, 즉석 라면 등 일제 상품이 넘쳐 흐르는 실정이다. 남베트남은 물론, 67년 이래 북부 월맹지역에도 일본계 기업이 진출하여 사업을 확장, 전후 부흥경기의 준비 태세를 모두 갖춘 상태다.  

자국 경제에 부담을 주면서까지 방대하고 소중한 예산을 베트남에 쏟아부었으나, 그 수익의 상당 부분이 일본으로 흘러갔다는 식의 비난마저 미국 국내에서 제기될 정도다. 그같은 비난이 제기될 가능성을 감안, 오히라(大平) 외상은 다국간 원조방식이 채택되지 않으면, 일본-베트남 간의 쌍무적인 원조도 사양하지 않겠다고 언명했지만, 결과적으로 경제침략의 제1보란 비난을 받지 않을까 고심하는 눈치다. 

나아가서는 베트남 복구 원조를 넘어, 동남아시아 개발도상국에 활발히 진출 중인 미국과 일본 자본의 경제적 이해가 충돌하는 사태가 베트남 원조를 계기로 격화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일본이 베트남 정부의 부흥계획에 직접 개입한 사실도 중요하지만, 정치 참여를 거부하고 경제만의 철칙을 준수, 순수한 의미의 원조에서 시작해 그것으로 마무리지어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태국 등지에서 일제 상품 배척운동이 일어났고, 서반구 세계에서 일본에 대한 이미지가 점차 추해져가는 시기에 이번 기회를 이용해 불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인도차이나 부흥기금 20억$(일본 부담은 10억$)'를 구상 중인데, 부흥기금 내용은 유엔이 추진한 '메콩델타 종합개발계획' 같은 국제기관의 실적외에 IMF, 아시아개발은행 등과 협력체제를 갖춘다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다.
 
최소 3~4년간의 부흥기를 필요로 하는 가운데, 전시경제로부터 평화경제로의 이행을 위해 인플레 대책, 피난민 구제 및 재정착 등의 민생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의료 ・식량 ・약품 ・건축자재 등의 '인도적 원조'를 일층 확대시킨다는 것이다. 그밖에, 농업 ・경공업 분야에서의 기반 구축과 본격적 개발 단계로 들어가 수출지향산업을 육성한다는 장기적 안목의 제안도 포함되었다.

그러나, 이같은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계획 수립과 단계적 집행없이 관계국간의 자유경쟁에 복구 사업을 맡겨버린다면, 외국계(화교 ・프랑스계) 자본이 국내 금융과 유통망을 독점했던 과거 프랑스 식민시대처럼 소위 '인도차이나 시장권'이 형성되어 또다른 비극의 길을 걷게 되지는 않을까 우려된다.



덧글

  • Montcalm 2012/02/13 12:16 # 답글

    사실 속으로는 썩어가고있었지만.. 저때만 하여도 남베트남이 몇년뒤 어떠한 꼴을 당할지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지 싶습니다..;)
  • 에드워디안 2012/02/13 14:06 #

    내실이 썩은 사상누각이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죠.;; 미군 철수가 곧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오일쇼크와 워터게이트 같은 돌발 변수로 국제 정세가 대단히 긴박하게 돌아갔음은 물론, 염전사상이 팽배한 미국처럼 제 코가 석자였던 서방세계가 베트남 문제에 미처 신경을 쓸 여력도 없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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