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이 축적된 실력을 기반삼아 국제사회의 신흥대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면적과 인구(약 1억)면에 있어서 남미대륙의 절반을 차지하는 브라질은 풍부한 자원을 보유했으면서도, 개발이 부진해 오랫동안 '잠자는 거인'의 지위에 만족해왔다. 그러나 9년전, 군정(軍政) 집권 이래 서방세계로부터 거액의 차관을 도입, 인플레 안정과 대규모 건설이 활발해지면서 경제는 급속히 성장했다.
지난해에만 10.4%의 경제성장률을 달성, '아마존의 기적'이란 찬사가 브라질에 쏟아졌다. 현(現)대통령인 메디시 장군은 신중 ・과묵한 성격으로 범접하기 어려운 인상과 흑막(黑幕)통치 스타일로 비난받았지만, 군(軍) ・관료 ・재계 3자간 대립을 능숙히 조정, 중앙집권에 박차를 가하는 등 최근의 정정(政情) 안정에 기여했다. 막후 리더십을 내치에 효과적으로 반영시켰다는 평론이 대세인 듯 하다.
국력 신장이 착실히 진행되어감에 따라, 그 힘을 외부세계로 방출할 기세마저 보이고 있다. 지금껏 미국 일변도의 대외정책을 일부 수정, '중남미간 협력 강화'와 '전세계 각국과의 통상 확대'를 기조로 내걸며, 브라질 외무성 당국자들은 분주한 모습이다. 작년 가을엔 각료급 인사가 지휘한 사절단이 유럽과 일본, 중근동 ・아프리카를 순방, 중동분쟁 해결을 위한 협력마저 표명하였다.
1973년 5월 14일, 리스본 아주다궁(宮)의 만찬회에서 촬영
특히, 지난 5월엔 외유(外遊)를 자제해왔던 메디시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리스본을 전격 방문, 포령(葡領) 아프리카 식민지에 대한 브라질 자본의 진출도 확약받았다는 후문이다. 독립 150주년을 맞아 브라질은 옛 종주국 포르투갈과의 '특별한 인연'을 유달리 강조하였다. 제정(帝政)시대 초대황제의 유골 송환처럼 국가적 행사라던지, 경협(經協)과 기술, 문화교류 촉진은 그의 일환이었던 셈이다.
인근 남미제국(諸國)엔 공세적 원조로 일관, 발언력을 증대시킴으로써 역내(域內)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된 점도 주목할 만 하다. 파라나강 상류에 소재한 세계 최대규모의 수력발전댐 건설엔 브라질이 경비 3억$를 지원, 75년도부터 착공할 예정이다. 생산 전력(電力)을 브라질-파라과이 양국만이 공유한다는 규정의 '이타이푸 조약'이야말로 근린국 원조의 대표작일 것이다.
사회시설이 잘되고, 유럽형 복지제도를 갖추었다는 우루과이 역시 브라질의 원조를 받았다. 좌익세력의 위협과 총파업으로 보르다베리 행정부가 궁지에 몰리자, 브라질은 3천만$의 긴급차관 ・트럭 3백대분당 원조 물자를 보내주는 만용을 부렸다. 각종의 합병 ・협력사업이 진행되고, 최근에 부쩍 늘어난 브라질인 관광객으로부터의 수입도 불황에 빠진 우루과이 국고를 그나마 지탱하는 원동력이다.
볼리비아에 대해서도 좌파의 진출을 저지하고자, 현(現)정권 유지에 공을 들였다. 71년도부터 브라질이 볼리비아에 제공해 준 원조는 대략 4600만$. 금년엔 공군기의 추가 수출도 발표되었으며, 건설비 4억$의 가스 파이프라인, 생산능력 30만톤에 해당하는 철강 플랜트 등의 건설에 협력을 약속, 볼리비아의 대(對)브라질 의존 ・종속성 심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단순한 기우가 아니다.
전통적으로 백호(白好)주의 성향이 뚜렷한 아르헨티나에서는 혼혈이 많은 브라질인을 괄시하던 풍조가 강했으나, 매월 1만 5천명에 달하는 브라질 관광객의 혜택을 받게 되었다. 더 나아가, 신흥거인 브라질은 페루의 아마존강 개발자금, 에콰도르의 도로건설, 콜롬비아의 석탄산업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에 걸쳐서 광범위하고도 활발한 대외원조를 벌여가며 위상이 높아져가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같은 금전외교(金錢外交)도 32억$의 미국 원조가 커다란 보탬으로 작용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더욱이, 최근 수개월간 감지된 인플레 상승과 경기둔화 조짐이 불안감을 조성하는 인상이며, 고도성장이 본격화되면서 쟁점에 오른 빈부격차 확대라던지, 노동환경 개선, 인권보호 등 국내의 온갖 산적된 사회문제부터 해결하는 것이 최우선이란 자조섞인 경고마저 심심찮게 나온다.
따라서, 내년 3월중순까지 임기가 만료될 메디시의 후임으로 군부내(內) 유력 장성(將星)중 누가 권력을 계승하던지 간에, 국내이슈에 역량을 집중시키리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어용여당 '국가혁신연맹'이 절대 과반수를 점유한 양원의회는 거의 무력화, 군사평의회 정령(政令)과 대통령령 위주로 통치되어 온 만큼, 적어도 차기권력의 계승은 지극히 순조롭게 이행될 전망이라 여겨진다.





덧글
특히 신재생에너지 쪽은 오일쇼크때 기사 가져와서 수치만 지워놓고 읽어보면 지금도 똑같다는 소리 나올정도니...
스타크래프트에서도 포기했던 남아메리카에 문명화되고 관리가 잘되는 문화가 적용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지속적인 발전으로 선진국의 문턱을 넘는 것.
이 양자의 기로에서 결정적 요소는, 사무엘 헌팅턴의 말대로, '문화'가 아닐까 합니다. 이는 근면성, 저축성, 교육수준, 사회적 구성원들간의 상호배려 등의 총화를 얘기하는 것이 겠지요.
브라질은 이제 매우 어렵고도 엄중한 고비를 맞지 않나 하는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