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강국간 대립을 지켜보며... 국제, 시사




양대 공산대국간 대립과 분쟁은 새삼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지만, 최근 모스크바와 북경을 오간 설전을 보노라면, 양국관계가 사상 최악에 이른듯한 느낌을 받는다. 모스크바의 당(黨) 기관지 <코뮤니스트>는 최근호에서 북경을 '군사관료정권'이라 비난, '타도 마오이즘'을 부르짖었다. 그러자, 중공은 항일전 승리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소련의 경축특사 입국을 거부하는 조치로 응수했다.

중공 외교부는 특사의 입국거부 성명을 발표하면서 '중소(中蘇) 우호시대가 사라지고, 인민간의 유대조차 단절되었다'며 퉁명스럽게 내뱉었다. 이 정도로 그치지 않고, 소련이 반중(反中)정책의 일환으로 수많은 스파이들을 자국내에 침투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1주일 후, 이번엔 소련 정부기관지 <이즈베스티야>가 '중국은 전세계 모든 국가와 인민에 위험스러운 존재'라며 반격을 가해왔다.

여기에 뒤질세라,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소련의 개발도상국 원조를 트집잡아 '경협(經協)이란 미명하에 정치적 지배와 침투를 획책하고 있다'고 노골적으로 비아냥대는 등 중소간의 상호비방 ・중상은 잠시도 쉴날이 없다. 이상의 사례들만을 놓고 보더라도, 중소분쟁은 단순한 이데올로기전(戰)에서 벗어나 완전한 적대관계로 발전,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고 만 것이 분명한 듯 하다.

중소분쟁은 인도지나에서 미국이 패퇴하고, 소련이 유럽안보체제의 결실로 한숨을 놓고 아시아로 눈길을 돌림으로써, 한층 격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소련의 기본구상은 아시아판 집단안보체제를 구축해 중공의 팽창을 견제한다는 데에 있으며, 중공 역시 베트남전 이후의 동남아 지배권을 확보해 소련의 극동진출에 쐐기를 박으려는 심산이다. 양국간 주도권 다툼이 전면화되기에 이른 셈이다.

예상대로 소련과 중공은 '사회주의 우방국'에 대해 친소냐, 친중이냐의 양자택일을 강요하고 있다. 8월에 중공의 외상 교관화(喬冠華)가 천진에서 '조선(북한)은 소련 수정주의는 반대하지 않으면서 미제국주의만 반대해선 안된다'고 연설한 것이나, 소련의 <코뮤니스트>지가 이번 9월호 사설을 통해 '중립적인 태도의 사회주의는 중국의 반(反)맑시스트 이익에 도움을 주는 행위'라며 쏘아붙인데서 표면화됐다.

독자노선을 걷는 일부 공산국가들은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꼴이다. 그러나, 우리의 관심은 무엇보다 중소분쟁이 대(對)공산권 접근노력에 미치는 영향에 있다. 얼마전, 소련이 우리측 역도선수단의 입국을 허가했던 사연을 두고 중공이 신경쓰는 것도 한가지 사례이다. 맥로(脈路)를 잘 짚어 향후의 외교좌표를 설정해가는 것이야말로 시급한 과제이자, 난항이 아닐수가 없는 노릇이다.



덧글

  • tex2100 2012/08/20 06:49 # 답글

    북한은 이를 이용해서 자기가 원하는 걸 잘 받아내었죠. 물론 소련이 붕괴되고 이후 고난의 행군 시기가 다가오자 다 붕괴되었습니다만은...
  • 푸른별출장자 2012/08/20 10:06 # 답글

    어차피 둘이 사이 좋울 수는 없죠.
    미국이라는 공동의 적이 좀 약해지는 틈이라면 그 사이라도 오야붕 잡아 볼려고 할테니까요.
    사실 미국이 그들의 적이라는 이유도 미국이 그들보다 강해서 지들이 대장짓을 못하니까 그런건데...

    그러나 저러나 중공이 무슨 항일전 승리 운운할 자격이 있는지...
    이차대전 내내 국민당군이 일본과 싸웠고 공산당(공비 라는 말이 중국 공산당 팔로군을 일컷던 말이었습니다. 공산 비적이란 말의 줄임말이고 비적은 마적 산적과 동급) 들은 그저 국민당과 일본군을 피해 다니다가 국공합작이후로는 국민당군 뒤통수 치는 일로 일관을 했으니 일본군과의 전투에서 승리한 기록은 단 두번... 그것도 미국의 지원 아니었으면 안 되었을...
    오죽하면 중공 출신의 영화감독 장예모가 '붉은 수수밭'에서 항일 투사로 묘사한 술공장 공장장이 국민당군 비밀 요원이었겠습니까?
  • 무풍지대 2012/08/21 01:47 # 답글

    이들 중-러간의 분쟁은 그 뿌리가 너무도 넓고 깊어서 도저히 나아질 것 같지 않았는데 요즘은 꽤나 좋아진 것 같은데...국경문제도 잠잠해지고, 이념도 그렇고...아마도 미국의 힘이 약해지면서 다시 튀어 나오지 않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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