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쿠데타 국제, 시사




드디어, 라만도 후진국의 통례인 사회 ・정치적 악순환의 제물이 되버렸다. 2년전, 아와미당(黨)을 지휘해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고 박수갈채속에 취임했던 무지부르 라만 방글라데시 대통령이 지난 일요일 아침, 군부 쿠데타로 피살당하고 상공상 아메드가 권력을 계승하였다. 라만의 피살과 군부 쿠데타는 후진국의 고질적인 사회불안과 정치의 악순환을 말그대로 상징하고도 남는다.

벵갈족은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간직했다만, '방글라데시 인민공화국'은  유아기 단계의 개발도상국이다. 4년전, 파키스탄과의 전쟁으로 인도의 후원하에 독립을 성취한 이 나라는 독립혁명 지도자 라만을 추대, 98%란  기록적 지지표를 던졌으나, 라만정권의 안정을 의미한 것은 결코 아니었다. 70%의 문맹률, 국민 대다수가 '최저생존권'마저 위협받는 빈곤으로 말미암아 사회기반 자체가 흔들렸다.

우기(雨期)만 되면 홍수로 국토가 범람하기 일쑤고, 사이클론은 30여만의 생명을 휩쓸어가는 등 하늘조차 벵갈족을 저주하는 듯 했다. 작년도만 해도, 거의 1백만명의 아사자를 낸 대기근은 심각한 파장을 낳아 반정부운동으로까지 발전, 급기야 라만은 비상사태를 선포하기에 이르렀었다. 이어서 올해 2월엔 소위 '제2차 혁명'이란 명분을 내세워 의회제도를 폐지하고, 1당독재로 치달았다.

라만은 적지않은 혁명가들이 그러했듯이, 혁명가로서의 인기와 행정가로서의 능력을 함께 구비하는데엔 실패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수카르노, 은크루마, 아유브 칸 등의 전철처럼 혁명활동에 따른 국민적 인기를 오용하다가, 변(變)을 당하고 만  셈이다. 이번 쿠데타의 목적부터가 라만의 부패와 족벌정치, 정실주의를 타도하기 위함이란 군부의 선언을 통해 새삼 확인되었을 따름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고, 방글라데시 특유의 사회문제가 쿠데타로 말끔히 해소된 것은 물론 아니다. 악천후, 세계최대의 인구밀도, 문맹률, 1백$에 그치는 연간 개인소득, 빈부격차, 제도화된 부패 등은 이 나라의 장래를 어둡게 만들고 있다. 특히, 군부 쿠데타는 신생독립국에 있어서 폭력에 의한 정권교체의 규칙마냥 되버린 탓에 후진국에서의  평화적 정권교체란 절박하고도, 벅찬 과제가 아닐수 없다.


* 짤방은 1972년 3월 19일, 우호조약 체결을 축하하는 인도 ・방글라데시 양국 정상



덧글

  • 위장효과 2012/08/21 08:00 # 답글

    식민지 상태에서 독립할 때 독립운동을 지도하던 인사로서 독립후 국정까지 잘해낸 사람 찾기가 왜 이리 어려운건지 말입니다.

    아마도 미국 국부들이 역사상 유일무이한 존재로 남지 않을까 싶더라는...
  • KittyHawk 2012/08/21 09:57 #

    정말 워싱턴과 그의 동료들이 인물은 인물입니다.
  • tex2100 2012/08/21 22:35 # 답글

    제3세계 민족해방 운동이라는 것이 다 그러는 모양인거 같습니다. 가나의 온크루마나 기니의 세쿠 투레도 다 그렇고 독재로 변질되어 버리니... 서구권 극좌파 진영에서는 제3세계 민족해방운동을 무조건 추종하기 전에 어떤 인물인지 파악하고 추종하는 것이 좀 나은 선택같아 보입니다. 특히 '그 좌파 석학' 중 한 사람인 촘스키는 크메르 루즈 정권의 학살을 지지한 적이 있었습니다.
  • 제트 리 2012/10/05 00:07 # 답글

    에휴 안타깝네요 그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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