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 수난의 해 국제, 시사


'이번해를 잘 넘겨라'

세상만사 예측이 탁월한 점쟁이라면 아마도 각국 독재자들에게 이렇게 충고했을지도 모르겠다. 올해는 독재자들에게 무척이나 운세가 나쁜해인 듯하다. 천하를 손아귀에 넣고 국민위에 군림하며 통치해왔던 여러 독재자들이 권좌에서 이미 쫓겨났거나, 하야할 운명에 처한 것이다. 역시 첫 스타트는 38년 재위의 관록에 부끄럽지가  않게  이란제국의  군주  모하메드  레자  팔레비가 끊었다.

재작년부터 시작된 반(反)왕정 회교세력의 유혈항쟁은  금년초 '왕중의 왕' 팔레비를 정처없는 방랑자의 신세로 끌어내려  권력의 종말을  비참하게 만들었다. 고국서 쫓겨난 팔레비는 이집트, 모로코, 바하마를 경유하더니 현재 멕시코의 쿠에르나바카에서 쓸쓸이 요양중이라 한다. 혁명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선뜻 망명처를 제공할 나라마저 없는데다, 암살 위협마저 두려워해  전전긍긍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4월엔 '검은 히틀러'로 악명을 떨친  우간다의  이디 아민이 8년 독재에  종지부를 찍고 축출당했다. 군사쿠데타로 집권한 이래로 온갖 기행과 만행을 서슴치 않고 저질러 30여만명의 반대파들을 학살해온 독재자였지만, 탄자니아 침공이  실패로  끝나버리는  바람에  그 가족과  측근 수명만  거느린채 리비아로 도주해버렸다. 아민의 축출 이후로도 우간다는 내전과  정권다툼으로  혼란에  빠져있다.

장기집권, 극심한 인종정책으로 국내외 지탄의  대상이었던  남아공화국 포르스터 대통령도 13년 집권의 막을 내렸다. 수상재임시 정권 이미지 개선전략을 목표로 1억2천만$의  국고를  서방언론 매수자금으로 횡령했다는 '뮐더게이트' 사건이  야당계 언론에  의해 폭로, 시소게임 끝에  대통령직에서 쫓겨나다시피 사임한 것이다. 다만, 기존의  인종주의  노선이  유지되었단  점에서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다.

악명높기로는 아민과  쌍벽을 이룬 중앙아프리카 황제 보카사는 지난 4월, 그의 교복착용령에 반발하는 학생 1백명을 집단학살해  국내는 물론, 세계각국으로부터  비난이 쇄도하는가 하면, 니카라과의 소모사 대통령도 산디니스타 게릴라에  밀려  바람앞의 등불마냥  흔들리고 있다. 거듭되는 폭정하에 증오에 찬 민심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으로  독재자의  운명을  넘겨보는  것이다.

현명한 독재자라면, 한번쯤은 앞날을 생각해야할 불길한 해인 듯한 감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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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락으로 1970년대의  피날레를 장식한 정치 지도자들.


                           페르시아판 스탈린...은 페이크고, 왕중의 왕(=Shah)이자 세계 유수의 밀덕후


                                 우간다판 꼬마 히틀러, 처자식을 잡아먹은 광인(狂人). 카다피 빠돌이


                       남아프리카 파시스트 잔당이자, 아파르트헤이트의 보루. 이중턱은 트레이드 마크 


       자칭 '검은 나폴레옹', 정치사 최대 코미디극의 주인공. 국가예산의 20%를  단번에 날려버린  똘추


                       권력세습, 족벌통치의 표본으로 '니카라과판 아민'이라 불렸던 '개자식' 아들내미
                   



덧글

  • 오땅 2012/10/24 11:49 # 답글

    문제는 이란은 샤가 떠나고 나서 헬게이트가 열렸다는 거지만요.
  • 에드워디안 2012/10/24 11:53 #

    이란 국내문제로 끝나면 모를까, (이라크와의 8년전쟁부터) 중동정세가 제대로 사단나기 시작했죠.
  • 오땅 2012/10/24 11:53 #

    호메이니 ㄱㅅㄲ!
  • 에드워디안 2012/10/24 11:56 #

    종교 근본주의와 정치가 만나면 어떠한 결과가 초래되는지 증명해주는 반면교사.
  • 위장효과 2012/10/24 12:07 #

    팔레비도 정적탄압하고 비밀경찰 동원하고 이래저래 시끌시끌했지만 그래도 호메이니를 비롯한 근본주의자들이 권력잡은 1979년 이후 이란에 비하면야...
  • 에드워디안 2012/10/24 14:01 #

    위장효과//

    호메이니 집권초기 2년여동안 골로 가버린 인명들이 팔레비시대 전체를 통틀어 사바크의(=비밀경찰) 박해로 희생당한 반체제 인사보다도 많았다는 사실에서 대략 유추해볼 수 있겠습니다.ㄲㄲ
  • 위장효과 2012/10/24 12:10 # 답글

    팔레비야 그렇다치더라도 식인마 아민이라든가 20세기 정치사 최고의 코미디언 보카사라든가-그 이웃동네의 모부투또한 개그로는 보카사못지 않았으니...자기 이름을 "한 마리의 암탉도 허투루 넘기지 않고 보듬는 장대한 수컷"이라고 개명하는 건 도대체 뭥미-소모사라든가...진짜 막장중 막장들만 모였군요.

    아프리카에서 보카사나 모부투, 아민정도는 사실 평균치였다는 게 또 레알 비극...
  • 에드워디안 2012/10/24 13:24 #

    저런 막장들에게 내내 시달리며,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국민들만 고생하는게죠.

    아프리카의 경우는 전근대 부족사회적 풍조나 관점으로부터 탈피하지 못한데다, 군국주의 체질이 농후했던 배경탓에 유별스러운 독재자들이 자주 등장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 StarSeeker 2012/10/24 13:26 #

    보카사는 나폴레옹을 그렇게나 존경 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보카사 1세로 제위에 올랐을때 얼마 안되는 국가 예산으로 엄청나게 성대하게 치뤘다고 하던데..

    문제는 그런 제위를 상징하는 왕관도 제대로 쓸줄을 몰라서 어버버거렸다고 하니... otz
  • StarSeeker 2012/10/24 13:22 # 답글

    거기에 박통까지...(....)

    11979년은 진짜 막장이었을합니다 ;;;
  • 에드워디안 2012/10/24 13:27 #

    11979년->1979년 정말이지, 마(魔)가 끼었던 해였으려나요...

    아아, 원조 가카...ㅠㅠ;;

    아프가니스탄에서도 한바탕 피바람이 불었죠.
  • StarSeeker 2012/10/24 13:28 #

    아... 이런 시간을 달리는 가카로 만들었군요..

    네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도 있었지요;;;

    거기에 중월 전쟁까지 (쿨럭)
  • 위장효과 2012/10/24 13:29 #

    에드워디안님이 올리신 저 즉위식 사진은 그나마 양반입니다. 당시 즉위식 장면 찍은 필름이 방송에 여러번 탔고 그걸 어쩌다 보니 놓치지 않고 봤는데...나팔륜 선생 흉내낸답시고 자기가 직접 자기 머리에 왕관을 얹는 모습자체가 진짜 코미디 오브 코미디입니다.
  • 에드워디안 2012/10/24 14:00 #

    몰락의 계기가 된 사건도 흥미롭죠. 기사에서 언급된 학생살해건과 관련해 해명을 요구한 지스카르 프랑스 대통령의 특사를 곤봉으로 가격해버리질 않나, 지스카르의 항의전화마저 대답도 없이 끊어버렸으니...
  • 瑞菜 2012/10/24 13:30 # 답글

    흐흐, 7~80년대 독재자 시리즈 하면 이 광고가 제맛입지요.
    http://www.youtube.com/watch?v=38YWB8iX7OY
  • 에드워디안 2012/10/24 13:53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ChristopherK 2012/10/24 22:30 # 답글

    카터 성님이 보내버린게 두 사람.. 혹시 더 있습니까?
  • KittyHawk 2012/10/25 20:37 # 답글

    그런데 샤의 몰락과 관련해 참 우스운 게 처음엔 지지하던 사람들이 이란의 상황이 너무 완고하게

    흐르니까 팔레비 때를 그리워하게 되었다는 점이죠. 예전에 참 생각할거리를 준 보도를 접한 적이

    있는데 이란에서 가장 좋은 지도자가 누구인가를 뽑을 때 무려 3위에 오르기도 했다더군요. 다른

    건 몰라도 팔레비 몰락 후 여성들에 대한 처우가 상대적으로 후퇴해버린 일 등을 보면 좀 찝찝한

    게 있죠.
  • 에드워디안 2012/11/08 21:36 #

    혁명에 참여했다가 미국으로 망명한 전직 이란공군 파일럿의 회고.

    '그때는 내가 어리석었기 때문입니다.'ㄳ
  • 누군가의친구 2012/10/26 00:04 # 답글

    권력이라는건 영원할수 없는 것이고 또한 절대권력은 부패하기 쉽상이죠. 대부분 독재자들은 권력이 영원하길 꿈꿨지만 결말은 비참했습니다.
  • 에드워디안 2012/11/08 21:40 #

    전체주의 사회에서나 민주주의 사회에서나 모든 권력은 부패하기 마련이지만, 법치파괴와 우민화, 1인독재의 최면상태가 시작되면 정말 답이 없다는 점에선 서로가 공통된 분모이기도 하죠.
  • 셔먼 2012/10/29 12:27 # 답글

    아아 지미 카터...당신은 독재자를 몇이나 골로 보낸 겁니까(...).
  • 에드워디안 2012/11/08 21:38 #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세실 로즈 2012/12/07 01:04 # 삭제 답글

    아아아...오제바브란트바흐의 잔당 새끼 포르스테르.
    뭘더게이트 아니었으면 천년만년 집권할듯 하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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