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의 신념으로 발언록




백악관 기자협회 오찬에 참석한지 거의 2년이 흘렀군요... 진주만 사건 수개월 전, 본인은 미국이 '민주주의를 위한 병기고'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었습니다. 거의 모든 미국인들은 그때까지 만행으로부터 운명을 구해내는데 일익을 맡을 결의가 다져져 있었습니다. 그때만 하더라도, 우리는 생산이라는 역사적인 과업에 몰두해 있었습니다. 미국 국민들은 이 과업을 열성적이며, 기지가 넘친 지혜로써 성공적으로 이룩해 왔습니다.

오늘밤, 본인이 여러분께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새로운 결의를 다진다는 것... 연합군이 베를린과 로마와 동경을 힘차게 개선 행진하는 그날까지 현재 이 전쟁을 수행해 나가리라는 결의입니다. 작년 9월, 나는 국내의 여러 지역을 시찰해 보았습니다. 나는 조업중인 군수공장들을 보았습니다. 나는 병영과 작은 비행장에서 훈련중인 육해군들의 믿음직한 모습들을 보았습니다. 관리 ・노동자들이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들을 보았습니다.

지금, 나는 해외 전선을 돌아보고 왔습니다. 그곳에서는 미국의 공장에서 생산된 물자와 이 병영에서 실시된 훈련이 적군과의 실전에서 잘 적용되고 있습니다. 나는 현지 군대도 돌아보았습니다. 나는 웅장한 장비도 시찰하였습니다. 나는 그들과 한자리에서 대화하고, 웃고, 식사도 했습니다. 나는 트리니다드, 브라질, 라이베리아, 감비아 등지에서 동포들을 만났습니다. 그곳에는 실전은 없으나, 어렵고도 위험한 일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우리 군대의 사기와 인내심에 압력을 가하는 일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이러한 모든 어려움을 훌륭히 감수해내고 있습니다. 나는 북아프리카에서도 미국의 남녀들을 만났습니다. 그곳에서 실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그곳에 거주하며 목숨을 바칠 각오가 되어있는 것입니다. 그들은 적의 군사력을 무산시키기 위해 싸운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진정한 평화를 위해, 보다 나은  미래세계를 위해 싸운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나의 여행은 극비리에 이루어졌기 때문에, 내가 방문하는 곳의 미군들은 누구나가 깜짝 놀라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그들의 표정에서 그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나는 해상에서 전투중인 우리 병사들을 기습 방문하고 싶은 것이 간절한 바램입니다. 이 '해상기지'란 태평양의 섬, 호주, 알래스카 본토와 부속 도서(島嶼) 및 대서양의 섬들, 양(兩) 기아나, 파나마 운하지대, 아이슬랜드, 영국, 중앙아프리카, 중동, 인도, 버마, 그리고 중국입니다.

나는 그들과 얼굴을 직접 마주하고, 그들의 정부와 국민들이 얼마나 그들에 대하여 진지한 긍지를 가지고 있는가를 말해주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어느 대대나 군함에서 각계 각층의 미국 시민들을 만날 것입니다. 그들은 직업, 당파, 출신지, 종교, 정치적 견해, 이러한 모든 것들이 천태만별로 다릅니다. 그러나, 그들에게 현재 무엇을 위하여 싸우고 있느냐고 질문했을 때, 그들의 대답은 한결같습니다. '나는 내 조국을 위해 싸웁니다'라고 말입니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다시 물어보십시오. 여러분은 표면상 서로 엇갈리는 광범위한 대답들을 들을 것입니다. ...혹자는 자신과 가족들의 생활 보장을 목표로 싸운다고 할 것입니다. 또다른 군인은 그의 자식과 자손들이 다시금 유럽과 아프리카, 혹은 아시아 등지에서 처참한 희생을 당하지 않도록 하고자 싸우노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들의 대답은 단 하나로 모아질 것입니다. 모든 미국인은 '자유'를 위하여 싸운다는 것을 말입니다.

미국인과 그들 가족 개개인의 자유는 점차  다른 이웃나라의 자유에 의지하게 될 것입니다. 오늘의 세계는 모두가 이웃이기 때문입니다. 먼곳에서 시작된 전쟁이 전체 인류의 생명과 자유를 박탈하면서 대륙과 대양, 섬으로 번져간 이유입니다. 그리고, 잇따른 평화가 전세계는 하나의 이웃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세계의 정의를 구현하지 않는 한, 또다른 '세계대전쟁의 세균'은 언제까지나 인류를 위협하는 악성 요인으로 남을 것입니다.

해안과 서반구의 섬들, 서아프리카 연안에 이르기까지 우리 병사들을 찾아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많은 병사들이 고향의 상황에 우려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각종 과대한 유언비어를 듣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를테면, 본국에서는 너무나도 심각한 불평불만이 곳곳에 내재하고 있으며, 현실적인 전쟁의 사정을 무시하고, 이기적인 노조 지도자는 전쟁사업의 위기를 초래하더라도, 안일한 이익만을 위해 파업중이라는 등의 유언비어들 말입니다.

나는 그들에게 그러한 보도의 대부분은 지나치게 과장, 선전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국민들은 몸과 마음을 다해 전쟁에 참가하고 있으며, 대의(大義)를 위하여 모든 필요한 실용품을 포기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우리는 나치와 파시스트, 일본이 우리 미국민들을 매수해 각종 유언비어로 혼란상을 조장시키려 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허나, 우리 군대가  '어떠한 장애물'도 용감히 뛰어넘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북아프리카에서 영국과 프랑스, 미군을 집결시켜 이 대전(大戰)의 일대 결전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적들이 튀니지 전쟁을 수행하는 목적은 모든 댓가를 감수하면서까지 아프리카에 최후의 교두보를 구축, 나치가 지배중인 유럽으로 통하는 해협을 봉쇄하려는데 있습니다. 이번 튀니지 전투에서 우리의 주요 목적은 적들을 바다[지중해]로 몰아내는 것입니다. 몽고메리 장군의 영국 8군은 롬멜의 군대에 결정적 치명상을 안겨주었습니다.




나는 캔자스 개척자의 후손인 젊은 아이젠하워 장군과 수시간을 함께 보냈습니다. 그는 어떠한 힘든 임무도 훌륭히 해결했습니다. 또한, 휘하 군대를 얼마나 지혜롭게 지휘했는지 모릅니다. 오늘밤, 나는 여러분과 아이젠하워 장군께 우리는 그의 지휘력을 신임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군인으로서의 그의 자질은 처칠 영국수상이 카사블랑카에서 위기속의 '대연합군 최고사령관'으로 임명할 것을 제의해왔을 때, 높이 인정된 바입니다.

튀니지의 우리 군대는 훈련과 장비가 모두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그들은 가공할 적군과의 격투에 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이 독일군을 용감하고, 효과적으로 무찌르리라 확신합니다. 카사블랑카에서 명백히 나타난 것은 모든 프랑스인이 신음중인 나치 치하로부터 해방되고자, 총궐기중이라는 사실입니다. ...카사블랑카에서 결정된 계획은 어느 한정된 대륙 ・대양에 대한 것이 아닙니다. 말보다는 행동적 실천으로 세계에 알려야 합니다.

최근, 우리는 서남 태평양에서의 오랜 싸움[과달카날 전투]을 매듭지었습니다. 주목할 만한 승전고를 울렸습니다. 이 격전은 작년 여름, 솔로몬 군도와 뉴기니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것은 우리 공군력과 개개 병사들의 투지력을 입증했습니다. 서남 태평양의 미군은 호주, 뉴질랜드, 영국으로부터 막강한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중대한 전투는 중국 상공에서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동경으로의 어느 길도 소홀히하지 않을 것입니다.

추축국 선전분자들은 불가피해진 그들의 재난을 방지하고자, 국제연맹을 분열시키려는 파렴치한 수법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연합국이 승리할 경우, 소련, 영국, 중국, 미국이 혼전을 벌여 자중지란을 일으킬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전세가 불리해지자, 재난을 모면해보려는 최후의 발악입니다. 그들은 우리가 서로간의 동맹국을 희생시키면서 자신들의 작전에 말려들 만큼 우둔해지길 바라겠지만, 그것은 '몽상'일 따름입니다.

범죄 결과를 외면하려는 그들의 광적인 시도에 맞서 우리와 국제연맹이 그들과 흥정할 수 있는 유일한 조건은 이미 카사블랑카에서 말했듯이 '무조건 항복'이라고 단언합니다. 우리의 강경노선은 추축국 국민들에게 의도적인 해를 입히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범죄를 저지른 야만적인 지도자에겐 철저한 벌을 내려야 합니다. 나치가 선전으로 연합국을 분열시킬 수 있으리라 믿는다면, 그들의 정신상태는 분명 정상이 아닌겁니다.

침략자들에 대항하여 격퇴시킨 소련군의 용기와 투지, 그리고 스탈린과 군 사령군들이 그의 대군을 통솔한 지혜가 이를 실증해줍니다. 전쟁의 비극은 연합국 지도자와 국민들에게 새로운 비전을 주었습니다. 제가 아는 범위내에서 여러분께 말씀드릴수 있는 것은 연합국 모두가 평화에의 목적 달성을 위하여 단결해야할 필요성을 인식했었다는 점입니다. ...전선에서 적들을 물리쳐 전쟁을 종결지으면서, 무조건 항복을 받아낸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위대하고도, 평범한 어느 미국인의 생일입니다. 애이브러햄 링컨의 생일입니다. 

1862년, 링컨 대통령은 다음과 같이 연설했습니다.

'친애하는 시민 여러분, 우리들은 역사에서 도피할 수 없습니다. 이번 의회와 행정부의 우리들은 우리 자의(自意)가 아니어도 후세에 기억될 것입니다. 개인적인 일이나, 사소한 일이 우리 과업에 장애물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우리가 성취한 과업은 명예이든, 불명예이든 후세에 사실 그대로 전해질 것입니다.'

링컨이 이 연설을 한 지도 80여년이 지난 오늘날, 전화(戰禍)는 하르코프로부터 곤명(昆明)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동경으로부터 베를린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지평선에서 걷잡을 수 없는 불길로 타오르고 있습니다. 우리는 또다시 역사에서 도피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은총으로 정의가 승리하리란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 20세기 중반, 선한 사람들이 단결 ・생산했으며, 무지, 불타협, 노예, 파괴세력을 몰아내기 위해 싸웠다는 것을...

미래의 세대들이 알아줄 것이란 신념을 가집니다.

- 1943년 2월 12일, 백악관 기자협회에서 카사블랑카  방문 성과를 보고하면서
                                                  프랭클린 루스벨트(Franklin Roosevelt)


                   1943년 12월 8일, 시칠리아 카스텔베트라노(Castelvetrano)에서 미(美)주둔군을 시찰중인 FDR
                   일렬 최좌측은 제5군(軍) 사령관, 마크 W. 클라크(Mark W. Clark) 중장



덧글

  • 위장효과 2013/01/22 07:35 # 답글

    저렇게 무리를 했으니 1941년 의회에서의 대일 개전 연설때 모습하고 1945년 얄타회담당시의 모습이 엄청나게 차이가 났지요. 라이프 "제 2차 세계 대전"에서 처칠과 루즈벨트 둘이 지쳐 앉아있는 모습을 한 컷에 담았는데, 평시 국가원수-행정수반도 힘든 자리지만 전시 지도자는 그 몇 십배로 힘든 자리란 걸 아주 극명하게 보여주더라고요.
  • 블루라이트 2013/01/22 13:30 # 답글

    맨 첫번째 사람들을 보니 다크서클이 보이는듯 싶습니다....

    역시 전쟁은 힘든거죠.
  • 셔먼 2013/01/22 13:41 # 답글

    저런 불편한 몸에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엄청난 고생을 했으니...
  • KittyHawk 2013/01/22 20:52 # 답글

    시칠리아에서의 사진을 보니 그 시기 즈음에 한창 잘나가다가 구타 사건을 일으켜 좌천당하고 마는 패튼이 떠오르는군요. 그 양반을 거의 중세의 무인이라 평하기도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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