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 무산되자 김정은 뒤돌아서 웃는 이유? 국제, 시사






햇살은 밝고, 산천은 푸르며, 국민들은 활기차고, 나라는 조용하다. 경제적 어려움을 빼면 태평성세라고도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얼마 전까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 등이 언론을 도배하였지만 그러한 기사들은 사라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것이 해결되었고, 안심해도 된다는 것인가?

며칠 전에는 남북 간의 장관급 회담이 열릴 뻔하였다. 대표의 격 문제로 무산되기는 하였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은 대화를 위한 대화에 연연하였던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고 당당하게 원칙을 요구한 정부의 태도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 만나고 대화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 형식에 관한 차이로 무산된 것을 아쉬워하는 국민들도 있지만, 국제적으로 고립된 상태에서 경제적으로 궁핍한 북한이 손해지 한국은 아쉬울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많다.

과연 그러한가?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다


현재와 같이 남북 간에 대화도 극단적인 갈등도 없는 상태가 계속된다고 가정해보자. 북한은 지난 2013년 2월 12일의 제3차 핵실험으로 핵무기의 ‘소형화 경량화’에 성공하였다고 발표하였지만 이를 더욱 정교화하여 포병 등으로 투발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고자 노력할 것이다.

‘다종화’에도 성공하였다고 한만큼 농축우라늄으로 핵무기를 계속 만들어 낼 것이고, 영변의 원자로를 재가동하여 플루토늄 핵무기도 추가적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다. 수년후 북한은 수십기의 정교한 핵무기를 보유하게 될 것이고, 한국의 대응방안은 더욱 제한된 상태가 될 것이다. 이번의 장관급 회담 무산으로 인하여 북한의 억지와 술수가 만천하에 드러난 반면, 원칙과 신뢰에 입각한 한국의 단호함은 부각되었다. 북한이 경제적 지원을 획득할 목적으로 대화에 응하였다면 그것을 받지 못한 만큼 손해이다. 북한이 실패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북한이 그들의 핵개발에 대한 국제사회와 남한의 관심을 전환하기 위하여 회담에 응하였다면 북한은 성공하였을 수 있다. 회담에 응하는 것 자체만으로 북한은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과 중국의 시진핑 주석으로 하여금 북한 핵문제에 관하여 원칙적 입장 천명에 그치도록 만들었다. 두 정상은 캘리포니아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핵보유국 불인정'이라는 입장은 밝혔지만, 이를 구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의 논의에는 이르지 않았다.

더욱 큰 북한의 성과는 한국의 국내여론 변화이다. 비록 무산되기는 하였지만, 장관급 회담에 관한 보도 자체로 국민들은 북한과의 대화가 언젠가는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게 되었고, 대화를 통하여 한반도의 제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북한의 비핵화보다는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의 재개가 국민들의 머리를 차지하기 시작하였을 수도 있다.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와 핵실험이라는 북한의 도발로 조성되었던 남북 간의 긴장은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회담무산으로 손해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이 이번 장관급 회담을 통해 달성하고자 했던 바가 무엇인지를 한번 자문해보면 손익계산은 더욱 분명해진다. 정부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의 재개를 협의하기 위하여 장관급 회담을 요구하였던가? 그 정도 사안을 논의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정부 당국자간의 회담보다는 기업대표들에 의한 방북이나 논의가 더욱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처음에는 개성공단 등의 의제로 시작하더라도 궁극적으로는 북한의 비핵화를 논의하고자 했기 때문에 북측에 대하여 책임질 수 있는 당국자의 파견을 요구했던 것 아닌가? 핵무기의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에 성공한 북한이 한반도를 공격하겠다고 위협할 때 방어력이 불충분하기 때문에 대화를 통하여 북한의 핵무기 포기를 추구하고자 했던 것 아닌가?

비핵화없이는 남북간의 교류와 협력이 이루어질 수 없고, 민족의 지속적인 번영도 어렵다는 절박한 문제의식이 바탕이 되지 않았던가? 박대통령이 말한 바와 같이 “핵을 머리에 이고 살 수 없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고자 장관급 회담을 요구했던 것 아니었던가?

형식과 상관없이 남북대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남북대화가 무산된 책임이 한국정부에 있다는 말도 아니다. 대화가 무산되더라도 한국이 손해 볼 것은 없다는 안일한 의식을 경계하자는 것이다. 북한과 대화를 통하여 비핵화를 달성할 수 있는 지를 냉정하게 재판단해보고, 그렇지 않을 경우 다른 대책을 강구하자는 것이다.


군사적 대비책에 노력할 수밖에 없다


비핵화라는 국가적 과제를 망각하지 않으면서도, 북한과의 대화에 연연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북한이 핵무기로 공격하겠다고 위협할 때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하는 수밖에 없다. 그를 위한 노력만이 시간의 흐름을 우리 편으로 만들 것이다.

한국은 무엇보다 북한의 핵무기 증강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수집하고, 자체적인 대응태세를 냉정하게 점검하여 필요한 사항을 보완해야할 것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사용 위협을 가정하여 가용한 대안들을 검토하고, 효과적이라고 판단되는 방책을 선택하여 구현에 필요한 실질적인 능력을 구비해 나가야할 것이다.

북한이 핵무기로 한국을 공격할 경우 미국이 그들의 핵무기로 보복하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키도록 한미연합방위태세와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해 나가야할 것이다. 현 한미연합사를 ‘연합전구사령부’ 형태로 존속시키는 방안을 포함하여 2015년 12월 1일로 예정된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 문제를 보완할 필요가 있고, 북한의 핵위협이 더욱 가중될 경우 현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는 방안도 논의에 포함시켜야할 것이다.

북한의 핵공격 위협에 대한 자체적인 응징보복 개념과 능력도 개발 및 확충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핵무기로 공격할 경우 북한의 수뇌부를 직접적으로 타격하겠다는 개념을 발전시키고, 이를 위한 능력을 확보하며, 필요할 경우 이를 북한에게 과시해야 할 것이다. 어떤 경우도 북한의 핵사용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전달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북한이 핵무기로 공격할 수 있다는 ‘명백한 징후’가 발견될 경우 그것을 타격하여 제거하기 위한 계획과 능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북한의 핵미사일이 실제로 사용되었을 경우 이를 공중에서 요격하기 위한 능력도 구비해 나가야할 것이다. 쉽지 않은 과제이지만 지속적으로 노력하여 그 수준을 향상시켜 나가야할 것이다.


문제의 해결은 현실에 대한 직시로부터


보지 않거나 보이지 않는다고 하여 북한의 핵위협이라는 엄중한 현실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와 제3차 핵심으로 야기된 민족의 위기는 계속되고 있고, 시간이 갈수록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의 비핵화는 모든 국민들의 생사와 민족의 생존을 좌우할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과제이다. 미국과 중국이 도와줄 수는 있지만 해결해줄 수는 없다. 한국은 자체적인 대응책을 강구해 나가면서 주체적인 입장에서 이들의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다가오는 6월 27일 박근혜 대통령은 중국을 방문하여 시진핑 중국주석과 회담할 예정이다. 그 의제 중에 북한의 비핵화는 당연히 포함될 것이다. 그러나 의례적인 토의에 그쳐서는 곤란할 것이다.

불행히도 현 세대는 북한의 핵개발을 저지시키지 못하였다. 그렇다면 수습이라도 제대로 해야 한다. 자손들이 계속하여 핵위협에 전전긍긍하도록 만들어서는 곤란하고, 그 시작은 현실에 대한 냉정한 인식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글/박휘락 국민대학교 교수

데일리안 박휘락 국민대 교수



덧글

  • 45acp 2013/06/17 16:00 # 답글

    개인적으론 현정권 아니 대한민국이 북핵에 대처하기 위해 남겨진 시간은 대략 3년 내외라고 봅니다.
    그야말로 막차지요.
  • 엽기당주 2013/06/17 16:23 # 답글

    막장짓도 끝물인데..

    과연 끝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두렵긴 하군요.
  • PKKA 2013/06/17 17:11 # 답글

    저분 1980년대 말에 쓰신 소련 군사전략 연구와 한국 군사전략 연구는 생도 시절에 참 잘쓰셨는데, 현재 쓰신 책 보면 어째 좀 꼰대가 되가시는 느낌이 있습니다.
  • 공손연 2013/06/17 23:04 # 삭제 답글

    북한이 이미 핵을 만들었다는데서 한국의 손에서 떠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한국은 그게 '민족의 자산'따위가 아니라 '우리 머리로 떨어질 죽창'이라는 것만 인지하면서 미국의 핵우산에 철저하게 의지하는 한편 중국이 북한에 정떨어져서 여차하면 핵없는 친중정권으로의 교체할때 헛물켜지말고 그냥 그걸 지지해야 한다고 봅니다.
  • Minowski 2013/06/18 08:48 # 삭제 답글

    어차피 북미회담 카드를 꺼내기 위한 명분쌓기라 보기 때문에..
  • net진보 2013/06/18 18:41 # 답글

    NPR탈퇴부터..북핵문제는 더이상 남북문제만이 아닌지 오래죠.
    최소한 핵개발을 억제 무력화한 사례도있는만큼 ( BDA자금동결-영변핵시설무력화 )
    지금의 핵무력화에대한 공조시도는 너무나 아쉽기도합니다.적어도 15년만 빨랏다면 말이죠.
  • 북핵은닉 2013/06/19 14:32 # 삭제 답글

    북한이 이미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데 이를 몰래 숨기고 공개적으로 비핵화를 선언하고
    핵시설을 철거한다고 해도

    숨겨 있는 핵무기를 찾을 능력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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