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관광객이 촬영한 태국의 풍경 사진집

                                                                                        


동남아시아 정세의 급변속에서 연속된 정변(政變)으로 혼미를 거듭중인 태국이라지만, 오로지 한가지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국왕은 불교 신도이자, 종교의 옹호자'라는 헌법상의 규정이다. 버마, 스리랑카와 더불어 세계 3대 소승불교국가인 태국에 있어서 불교는 국교(國敎)이자, 국민생활 그 자체다. 적(赤) ・백(白) ・청(靑) 3색기가 각각 국가, 불교, 국왕을 상징하는 만큼 불교를 제외하곤 태국에서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다. 수도 방콕만 하더라도, 현지어로 '천사의 도시', '크룽 텝(Krung Thep)'이라 불리우니 자연스레 수긍간다. 여기저기 금빛 찬란한 불탑과 유유히 거리를 누비는 황의(黃衣) 승려들. 3백여 사찰로 몰린 신도들의 물결은 '천사의 도시'에 걸맞는다.

자동차로 홍수를 이룬 거리모퉁이며, 건물 공터엔 으레 불단(佛壇)이 서있게 마련이고, 모형으로 파는 상점도 많다. 색감(色感)과 불탑식 스타일이 그런대로 청량제 구실을 하기 충분하다. 행인들은 저마다 불단에 꽃을사와 바치고, 소원을 빈다. 복권 당첨을 비는 사람과 합격을 기원한 수험생, 사업 성공을 앙축하는 기업가, 부모의 강녕(康寧)을 기구하는 효성스런 딸까지... 하지만, 이것은 전체 인구의 10%에 불과한 방콕만의 경우일 뿐, 대다수 국민들은 방콕 구경 한 번 못하고 살아간다. 그저 불심에나 의지한 채 살아가는 것이다. 남들이 잘사는 것을 부러워하지도 않는다. 단순히 말해 한달 일하고, 한달 느긋하게 쉬기를 선호하며, '체념속의 행복 추구'가 체질화되어 있다.

방콕시로부터 기차로 3시간 이상을 달려야 산이 나올 정도로 광대한 농토를 보유한 태국. 놀리는 옥토를 어디서나 발견할 수가 있다. 미곡을 너무 증산하면 수반될 부작용으로 쌀값 파동을 걱정하기 때문이란다. 휴경지(休耕地)는 국왕 소유지만 경작하면, 누구나 주인이 된다고. 현재의 산출량만 가지고도, 저렴한 가격으로 미곡을 사들여 비싼 국제가격으로 수출, 그 차액(差額)을 다시 국민들한테 돌리면 그만이란 것이 정부 시책이라고 한다. 태국 지배층의 경륜은 퍽이나 단순한데, 양주의 밀수가 성행하자 관세를 대폭 인하해버리는가 하면, 여론이 필요로 한다면 뭐든지 수입한다. 억지로 국산화를 추진시켜 백성에게 출혈을 강요하진 않겠다는 사고방식이다.

풍부한 자원속에 묻혀사는 안이한 자세이긴 하지만, 시암만(灣) 방면으로부터 몰려오는 숨막힐 습도와 더불어 섭씨 40도를 오르내리는 기후조건엔 무기력해져도 나무라기 어려운 노릇이다. 과거, 시암왕국의 도읍이었던 고도(古都) 아유타야를 찾아보니 처참한 폐허에 가슴저림도 있지만, 한때는 화려의 극치를 달렸을 왕궁이나 무수한 불탑들을 건설한 피와 땀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성기 말라카까지 영토를 확장했다는 시암의 제왕들은 그들의 영광을 불사 건립에 바쳤고, 캄보디아에서 끌려온 포로 노예들을 끝없는 중노동에 시달리게 했으리라. 허나, 부처님께 바친 불공의 보람도 없이 아유타야는 버마군에게 침탈당해 한 시대의 영화도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으니.


                                               라마 7세[Prajadhipok] 시대에 설립된 방콕의 태국 국립박물관

                              르네상스식으로 건축된 태국 국회의사당 아난타 사마콤(Ananta Samakom) 궁(宮)

                                          왓 사켓(Wat Saket) 황금산(黃金山) 사원에서 바라본 방콕시내 전경



덧글

  • tex2100 2013/08/06 20:29 # 답글

    1. 그래도 태국은 동남아 반공 전선의 제 1 보루였지요. 비동맹 선언을 해 놓고는 은근히 중국 쪽에 기울어 있었던 버마(미얀마) 부터, 내전으로 공산화 된 라오스, 공산화 및 킬링필드의 캄보디아, 쿠데타와 부패를 노린 베트민과 북베트남측의 선전 등으로 패전한 남 베트남 부터...

    사실 더 따지자면 말레이와 인도네시아가 있기는 한데 말레이는 공산 반군 게릴라를 영국군이 다 제거해 버렸습니다만은, 인도네시아는 공산주의 세력이 쿠데타 시도까지 벌였습니다.

    2. 미국 쪽에서 동남아 쪽에서 믿을 만 한 세력이 그나마 태국 쪽 밖에 없었다고 생각 합니다.
  • 블로그앤미 2014/11/06 14:34 # 답글

    안녕하세요. 블로그 내용이 좋아서♡ 블로그모음 서비스인 블로그앤미(http://blogand.me) 에 등록했습니다. 원하지 않으시면 삭제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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