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논쟁으로 자위권 재해석을 시도하는 日 국제, 시사






일본에서의 '방위논쟁'이란 새삼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다. 그러나, 올해 들어와 거세게 불고있는 방위논쟁의 바람은 이전에 비해 현실성이 있어 흡사 '방위 원년(元年)'을 맞이한 것처럼 보인다. 물론, 국방 관련 논의가 활발해졌다고 지금부터 당장 본격적인 재무장에 착수하겠다는 의미까진 아니고, 정부의 '자위(自衛)' 해석이 갑자기 변화된 것도 아니지만 시기적으로 볼 때 최근의 방위론 만발은 일본 조야의 적극성을 반영한 것으로 인식되어지고 있다. 과거의 일본에 대해 기억이 생생한 주변국으로부터도 적지않은 관심을 끄는 일본의 방위논쟁이 이토록 열기를 더하게된 사연엔 베트남전 종전 이후의 상대적인 '미국세(勢) 퇴조'로 말미암은 국제정세 변화와 더불어 일본 국내의 우경화 조짐과 새로운 국가주의의 대두, 불황 타개를 위한 재계의 움직임이 타이밍을 맞춘 까닭이다.

이같은 방위붐의 배경엔 닉슨 독트린에 기반한 미국의 아시아 철수와 인도지나 공산화, 주한(駐韓)미군 철수 방침, 소련 극동함대의 전력 증강 등 변수 요인들이 도사리고 있다. 또한, 지난해 일소(日蘇) 양국간 어업협상에서 나타난 소련측의 고자세로 일본 여론의 전통적인 반소(反蘇)감정 적개심에 불을 지폈으며, 세계 3위의 경제대국에 착실한 공업력 성장으로 일본이 어느정도 자위력을 증강할 수 있는 단계에까지 도달했다는 사실도 감안해야할 대목이다. 일본 예산국회에서의 방위논쟁을 계기로 여태까지 방위붐이 얼마나 진행되어왔고, 해당 문제의 핵심이 무엇인가를 내용별로 종합 정리, 간단히 분석해보자. 새해 벽두부터 일본 정부와 집권 자민당, 야당은 자위대 전력의 그 한계와 핵무기 보유문제를 놓고, '평화헌법 위반이냐, 합헌(合憲)'이냐의 논쟁을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 벌여왔다.

약 2개월간에 걸친 논쟁끝에 일본정부는 핵무기는 헌법상 보유할 수 있다는 유권 해석을 내리고, 자위대는 대륙간 탄도미사일이나 장거리 폭격기를 제외한 최소한의 방어용 핵무기와 항공모함, 순항미사일함을 보유할 수 있다는 선에서 결론을 내렸다. 후쿠다(福田) 총리는 '정책상 아직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고있다'는 단서를 붙였으나, 일본이 자체 기술력으로 언제라도 필요할 경우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다는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정계와 학계 일각에선 미일(美日)안보조약을 개정해 미국으로 하여금 계속 일본 방위의 책임을 도맡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지난 3월 11일, 참의원 예산위에서 '일본이 외부로부터 무력침략을 당할시 미국이 무조건 일본을 도와줄 것인가'의 여부가 쟁점화되어 자민당 강경파는 당국에 은근히 재무장을 종용하며, 집중 추궁하고 나섰다.

여기에 소노다(園田) 외상은 '미국이 자동적으로 일본 방위에 나설 것으로 생각하진 않으며, 미국 대통령의 판단에 달려있다'고 답변해 안보조약의 문제점을 시인했다. 한편, 일본 방위대학의 모(某) 교수도 '만약 한반도에서 전쟁이 재발할 경우엔 북한의 침략을 격퇴하기 위해 미국측이 일본의 기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해주고, 대신 미일안보조약을 고수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는 논지의 칼럼을 게제했다. 방위청 수뇌부는 미국의 극동아시아 퇴조 경향이란 현실에 비춰 미일안보조약의 변질을 우려하고, 서독이 체결한 종류의 상쇄협정을 일본도 체결하여 주일(駐日)미군의 유지비를 분담하더라도 미군을 붙잡아두어야 한다며 강조하고 있다. 일본 스스로 역시 방위우산 아랫속에 안주하기만 한 채 책임을 다하지 않고, '안보 무임승차'라는 미국의 핀잔에 나름 반성한 셈이다.

인접한 한반도 사태에 민감한 일본으로선 특히 카터행정부 출범을 계기로 주한미군 철수 방침이 거론되자 한반도 전쟁의 재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알레르기성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심지어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의 역할'까지 논의중인데, 주요 대상은 주일미군의 발진(發進) 문제였다. 미일안보조약 제4조 및 제6조에 의거해 한반도 유사시 미군은 일본의 기지를 사용할 수 있는데, 이때 일본과 사전협의를 거쳐야 하는가, 협의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가가 문제시된다. 미국측에선 사전협의 없이도 기지 사용이 가능하다 해석하는 입장이고, 반대로 일본측은 보급과 정찰, 훈련부대의 이동은 사전협의 대상이 아니지만 폭격을 위한 출동과 공정대(空挺隊) 투입, 상륙작전 등은 사전협의 대상에 포함된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의제화시켜 미국과 논의할 용의가 있음을 언명하고 있다.

그런데, 금번의 국회에서 외무성 및 방위청 등 정부 당국자들은 자위대가 한반도 유사시 미군에게 직접적으로 협력[=참전]할 수는 없으나 난민 구조작업엔 참여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 인도상(人道上) 사태가 급박해지면 한국의 영해에 들어가 구조활동을 수행하는게 가능하다는 적극적이고도, 새로운 견해를 밝혀 주목을 끌었다. 한편, 재계의 방위문제에 대한 관심은 그 나름의 자체적 사정 때문에 전후(戰後) 어느때보다도 높아진 편이다. 자국의 조선업과 철강업계가 불황속에 허덕이는 만큼, 가열된 방위론 기회에 편승해 침체로부터 탈피해보자는게 미쓰비시(三菱)를 필두로 한 재계의 속셈인 듯 하다. 'GNP의 1%'라는 예산상 방위비 제한 비율을 1.5%까지 끌어올려야한다고 주장한 재계는 자위대 장비의 전면 국산화와 동시에 적극적으로 무기 수출을 요구하면서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방위청은 내년도까지 쓰시마에 육상자위대 경비대를 신설하여 해협의 감시를 강화하는 한편, 해상자위대는 잠수함 함대를 창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조치는 소련 극동전력의 증강에 대비하고, 더욱이 내해(內海)에서 외양(外洋)으로 진출할 때 소련 함대가 통과할 소오야(宗谷) ・쓰가루(津輕) ・쓰시마 3개 국제해협을 튼튼히 망보기 위함에서다. 한반도와 일본 주변 해역에서 잠수함으로 작전 가능한 국가는 미국 ・일본 ・대만과 소련 ・중공 ・북괴로 자유 對 공산진영이 각각 3 對 3인데 공산진영 최강의 주축은 두말할 나위조차 없이 소련이다. 극동전선에 배치된 잠수함만 125척, 그중 50척은 핵추진이고, 각 기능별로는 유도미사일용이 20척 이상이며 나머지가 어뢰공격용이다. 자위대의 배치 전개도를 보면, 일본의 가상적국 최우선 순위가 소련이라는 사실은 불문가지다.

육자대 경비대가 신설될 쓰시마. 중세기(中世期) 왜구의 근거지로 악명을 떨쳐왔고, 근대 일본제국의 대륙진출을 위한 발판이자, 러시아 발틱함대를 격파했던 성지(聖地)로 일본인들에겐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고장이기도 하다. 그 쓰시마가 동북아 안보의 격랑속에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최근 가네마루(金丸) 방위청장관이 미국을 방문해 '일본과 한국, 대만은 공동 운명체'라고 발언, 아시아 자유진영 국가간 연대와 워싱턴의 '책무'를 강조했었다고 한다. 이제, 일본은 평화헌법을 둘러싼 방위논쟁을 지나 군사대국으로의 도정에 접어든 감이 있다. 79년도 방위예산으로 책정된 금액이 112억$. 금년보다 12.3%나 증액되었으며, 'GNP 1%'의 장벽을 언젠가 넘어서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군비(軍費)지출 측면에서 세계 7위가 될 터이니, '자유의 대가'를 피부로 체감할 그날도 머지않은 모양이다.




덧글

  • 2013/11/28 20:14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jaggernaut 2013/11/30 08:16 # 답글

    저시기의 일본은 정확히 그걸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힌제대로된 인식이 없이 그냥 경제력을 주체하지 못하던데 비하여 지금은 미일 안보협력의 틀 안에서 중국을 견제한다는 분명한 목표가 있다는 점에서 군사 외교에 있어서는갈길을 찾은 느낌입니다.
  • 동글동글 바다코끼리 2013/12/02 16:18 # 답글

    쓰시마(對馬)는 고려·몽골군이 13세기에 이회 침략하고, 대학살을 간 토지에서, 대단히 피해감정이 강합니다.
  • 나고야거주남 2013/12/02 20:31 # 삭제 답글

    솔직히 일본의 자위권(이라 쓰고 전쟁권이라 읽죠)을 인정하는 것은 세계적 대세인 것 같습니다. 우리와
    중국만 반대하지 나머진 찬성. 이참에 중국과 친하게 지내자는 사람도 있지만 조중우호협력상호원조조약이
    살아있는 한 중국은 반 적국입니다. 그런 반 적국과 손을 잡자고하는 한국을 보면 미국도 한심하겠죠. 차라리 일본의 자위권을 인정해주는 대신 유사시 후쿠오카 공항이라던지 사세보항구의 우리나라 전투기 및 군함의 사용권을 인정받는 것도 한 방법이라 생각합니다만 우리국민들은 일본 자위권=자위대의 한국침략 이렇게 생각하는게 완전 공식이 되어있는것 같습니다. 솔직히 북한과 전쟁이 나면 충청도 이북의 공항과 항만은 거의 방사포와 미사일 공격으로 쑥대밭이 될테고 부산 대구 광주비행장도 보장할 수 없습니다(특작대 등으로). 차라리 규슈 등의 자위대 기지를 우리가 대신 사용권을 얻는 것도 방법인것 같은데 아무도 그런 얘기는 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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