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썩어가던 고궁을 테마파크로 개조한 게 어때서? 잡소리








해마다 서울의 봄을 장식했던 창경원의 벚꽃이 1984년의 개화를 마지막으로 사라졌다. 구(舊) 창경궁 복원 계획에 따라 동물원이 과천으로 이전하고, 식물원 전방의 1139 그루 가운데 1백여 그루를 제외한 나머지 벚나무도 군자동 대공원과 여의도, 남양주의 동구릉 등지로 각자 분산되어 옮겨 심었기 때문이다. 창경원에서의 마지막 봄을 아는지 모르는지 원내(苑內)의 벚꽃들은 그해 봄철에도 어김없이 특유의 화사한 꽃망울을 터뜨려 만개의 절정을 이루었다. 창경원에 벚나무가 처음 식재된 것은 동 ・식물원 개원 당시인 1909년. 개원식 참석차 일본에서 구경하러 내방했던 사람들이 창경원을 일본식 정원으로 개조해봄이 어떻겠냐고 한 제안이 동기가 되어 새끼 손가락만한 묘목 2백개를 식수한 것이 시초였으며, 보식한 지 15년만인 1924년 4월 20일부터는 야앵회(夜櫻會) 축제도 개최되었다.

고궁을 유원지로 전락시킨 일제의 의도야 어찌됐든 창경원 벚꽃은 서울의 상징적 봄 경치로 자리매김해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었다. 일제 말기의 전시하에서도 열렸던 야앵회는 6.25 직후 8년간 중단된 시기를 제외하면 83년도까지 지속되었고, 연간 관람객 3백만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30여만명이 4월에 집중적으로 입장했었다. 최대 인파를 기록한 1968년은 해방 후 하마의 첫 순산으로 '하마 동물원'의 명성을 되찾은 겹경사의 해. 4월 입장객만 150만명을 상회했으며, 1일 최고 25만명, 630명의 미아가 발생한 수치에서 그 야단법석을 가히 짐작할 수 있다. 폐원과 동시에 10여년 넘도록 원내 벚나무를 관리해 온 창경원 식물과장 곽동순씨는 '벚꽃에서 일제의 잔재를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동안 시민들이 너무나 사랑해주었기 때문에 창경원에서 벚나무를 옮기는 것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
.
.
.
.
사쿠라 피크 시즌을 맞아 아늑한 창경원의 추억이 새롯새롯 솟아난 노년의 블로거들도 많이 계시리라 본다.

조선후기 극소수 왕실 여인과 가족들만이 입주해 창덕궁 후방의 내전 권역으로 전용되어 온 공간이었다가
나중엔 경복궁처럼 제대로 관리조차 않아 방치되다시피 했던 창경궁을 정비해 만백성 앞에 고루 개방해주고,
진귀한 동식물과 박물관도 유치시켜 시민에게 갖은 오락거리나 휴식을 제공, 그 면모가 단번에 일신되었지.

테마파크로 개편한 덕에 묻혀갈 뻔했던 창경궁의 인지도를 5대 궁 가운데 최상급으로 끌어올렸음은 물론,
유동 인구의 비약적인 증가와 관광 요소의 재조명에 수반해 서울 도심에서 요해처란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음.
고난이도라는 하마 출산도 연거푸 성공시켜 역수출까지 하면서 세계적 하마 동물원의 명성을 얻은 건 덤.ㅋㅋㅋ
구닥다리란 고정관념과 달리, 70년대초부터 10개년 프로젝트로 현대화가 상당히 진척된 상황이었다고도 함.

순종의 외로움을 달랜다는 허울뿐인 명분으로 왕궁에 메스를 가하려는 일제의 의도는 부인할 수 없다만,
달리 생각해보면 누차 강조했듯이 폐쇄된 특권층만의 리그이자 궁중 암투 장소가 시대적 변화에 편승한 것이고,
봉건체제 해체에 따라 공공시설로 변모해가며 국민을 위한 공간으로 거듭난 과정이란 것이 개인적 지론이다.
스스로 이왕가 후예가 아닌 이상 민좆정기 침탈ㅠㅠ 성스러운 궁궐 지못미ㅠㅠ 빙의한다는 자체가 우습잖아?

아래 짤방의 인파들을 보라고. 우리의 민좆뽕 애국투사들께서 보시기에 선뜻 믿기지가 않으시려나?ㅋ








식민지 권력의 입김이 들어간 태생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여하튼 한반도 최초의 근대 유원지로 출발해 
서민들의 애환을 함께하며 역사적 소임을 다해왔던 창경원의 의의는 고궁에 견줄 망정, 못했다고 보지는 않는다.
등따시고 배부른 시절 도래하자 역사 문제를 새삼 상기해 복원 담론이 부각된 점도 불가피하다는 거 이해함.
다만 의도와 절차상 측면에 있어서 뒷맛이 개운치 못한 감이 맴돌았다는 사실이 아쉬운 대목이라 그렇지.

5공 들어와 과천으로의 이전과 고궁 복원은 유신말기 이미 대통령 재가를 얻어 실행-계승된 사안이긴 한데...
일설인즉슨 남북회담 당시 내방한 북한 적십자사 대표가 '평양 동물원이 여기보다 수배는 넓다'고 드립친 바람에
오기심 발동한 박정희가 평양을 능가하되 세계 순위급으로 창경원을 대체할 공원을 과천에 조성하라 지시함.
그렇게 전직 중정부장의 목장 부지를 인수해 탄생한 곳이 대공원이라는 건 다들 알거야. 취지야 그럴싸해 보였고. 

문제는 과천으로의 이전을 결정한 단계에서 대통령이 사전 협의조차 없이 전시행정격으로 밀어 붙이는 바람에
기존 창경원을 개축해 우에노에 필적한 규모로 확충한다던 문공부의 10개년 프로젝트 역시 중도에 틀어졌으며,
예정된 계약과 스케줄을 철회시킨 수고로움에 청와대 비서실에 대한 볼멘 소리가 상당했다는 후문마저 나돌았음.
체제 경쟁 일환으로 감행한거라는 세간 루머의 진위 여부는 불명확하지만, 팩트라면 나름의 흑역사가 아닐련지.  




덧글

  • KittyHawk 2016/04/04 17:21 # 답글

    북괴 축구가 유럽에서 선전을 거뒀다는 소식에 자존심(?)이 상해 양지팀까지 결성해 선수층을 양성했던 걸 생각하면 그러려니 할 뿐이지요.
  • 心月 2016/04/05 21:23 #

    축구판 684 부대 말씀이시군요. 그나마 이쪽은 중장기적으로 스포츠 발전사에 기여하기라도 했다만.;;
  • 이글 2016/04/04 18:11 # 답글

    전 단순히 도시개발계획을 위한 이전인줄 알았는데 이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군요
  • 心月 2016/04/05 21:25 #

    서울시 확장과 맞물려 대기오염 및 소음 등의 공해가 수용 가축들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60년대말부터 간헐적이나마 논의되오던 사안이긴 했습니다. 한때 송추 유원지가 이전 후보지로 물망에 오르다 유신 정국에 휘말려 취소된 우여곡절을 겪었고, 결국 예산 사정과 승인 미재가로 실현 가망성이 없다고 판단한 문공부가 자체적으로 2단계에 걸친 창경원 현대화 프로젝트를 설정해 공정에 착수중이었던 것이구요.

    그 와중에 아닌 밤중의 홍두깨마냥 과천 대공원 조성 명령이 떨어졌으니 황망함도 무리는 아니었을 겁니다.
  • 채널 2nd™ 2016/04/05 00:07 # 답글

    "체제 경쟁"에는 ㅋㅋ 전두환이의 칼라 테레비 방송을 더 추가해 볼 수 있습니다. <-- 덕분에 사치하던(?) 이순자는 그 사치가 뽀록이 났고 ........ 뭇 늙은이들은 이순자가 사치한다고 입방아를 찧었.... (육영수는 늘 흑백으로만 나와서 그게 사치인지 아닌지를 몰랐다나 어쨌다나....)

    우덜 대한민국이 조선 민주 주의 인민 공화국을 -- 거의 -- 확실하게 쳐 발라 버릴 수 있었던 계기는 아무래도 전두환이의 집권이 끝나고 노태우 시절에서야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남조선에서 홍수 났다고 ㅋㅋㅋ 북조선에서 "원조" 물자가 왔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순쓰레기급.

    이로 인해서 사실상의 체제 경쟁은 끝났다고 생각했습니다.

    참, 서울 도심 내의 창경궁은 ... 어쨌거나 더 이상의 장소 확장은 좀 곤란하지 않았나 하고 생각해 봅니다. <-- 글 중에 있는 전직 중정부장의 목장터라니 ......... (이거 완전 짜웅인데..??)
  • 心月 2016/04/05 21:34 #

    장소 확장이 아닌 기존 시설의 현대화 및 충실화에 주안점을 두었던 것이죠. 공정이 원안대로 완료되었더라면 상당한 재원 수입은 보장 받았을거라고... 당시 창경원 동물원장인 오창영씨가 술회한 바 있기는 합니다.

    그 효용성과는 별개로 문화재 보호와 역사적 가치에 의미를 부여한 입장의 시각으로는 용납치 못하겠지만서도.
  • 바람불어 2016/04/05 06:55 # 답글

    "고궁을 유원지로 전락시킨 일제의 의도야 어찌됐든" (그게 중요한데?)
    "다 썩어가던 고궁을 테마파크로 개조한 게 어때서? " (고궁을 폐허로 만든게 누구?)
    말이 스스로 씹힙니다.

    "봉건체제 해체에 따라 공공시설로 변모해가며 국민을 위한 공간" 운운은 심월님의 믿는'일제의 식민지에 대한 지고지순한 순정'. 그럼 한국 정부는 공공시설이 된 창경궁을 왕조의 폐쇄적인 공간으로 회귀시키기위하여 동물원과 위락시설을 철거한겁니까?

    제국주의 침략자가 왕조의 궁궐을 동물원으로 만든다는게 어떤 의미인지 전혀 모르는(척),
    궁궐 정수리에 더 큰 양식 건물을 지어 압도하려는 의도도 전혀 모르는(척)...

    선의의 침략자, 착한 강도....믿쉼미까?
    "대일본제국만은 그러했다"는게 심월님의 기조. 눈가리고 아웅 시리즈 또 기대해봅니다.
  • ㅁㄴㅇㄹ 2016/04/05 16:06 # 삭제

    애국자님 또 납셨네.
    다 썩어가는 고궁에서 권력자들 지들끼리 해쳐먹던 땅 주인 바뀐김에 갈아엎자 해서 갈아엎은걸 뭐라고 하나?
    왕조의 폐쇄적인 공간 맞잖아. 몇년 전만해도 조선왕조 남아있는 판타지 멜로드라마 나오고선 골빈년놈들이 우리도 일본 영국 못지않게 왕족 잘 섬길 수 있고 관광수입도 날테니 왕정 복귀하자 이딴 대가리 빈 개소리나 찍찍 싸대던데.

    한국 근현대사에서 제일 좆같았던건 일본한테 합병당하고 다 뜯긴거지 사실 합병도 안당했으면 국민들이 들고 일어나서 다 찢어죽일 새끼들인데 무슨 일본이 다 뜯어간것처럼 묘사하고 나머지 조선 왕족 고관대작들은 마치 일제에 대항한 새끼들처럼 묘사질하더라.

    무슨 대일본 제국의 은혜를 입어 궁시렁궁시렁 이딴 포스팅도 아닌데 애국심에 분기탱천해 이딴 피해망상글 쓰는것도 병이다 병 ㅋ
  • ㅇㅇㅇㅇ 2016/04/05 00:59 # 삭제 답글

    네 누워서 침뱉는 포스팅 오지구여 ㅋ
  • ㅁㄴㅇㄹ 2016/04/05 16:10 # 삭제 답글

    존나 웃긴게 자기나라 부국강병 못해서 뺏기고 존나 개털린새끼들이 마치 뭐 식민지배시절에 생긴 일만 보면 피해망상으로 빼애액댐.
    솔직히 북괴새끼들도 당시에 일본놈들이 깔아주고간 철도,발전소 저걸로 쳐 먹고살았고 우리도 해방 직후에 625 개전직후 일제놈들이 남기고간 아리사카로 싸웠다는걸 알려나?

    좆같은건 좆같은거고 현실은 현실이지. 서민들 입장에선 저놈의 창경궁이 씨발 조선의 상징이건 일제 침략자의 전시행정이건 그딴건 알 필요 없고 개방된거랑 꽃구경 간거만 기억하는거지 뭐.
    좆같으면 나라에 힘이 있어야 되고 남이 대가리 숙일정도로 강해야지. 뭔 씨발 지금도 서해바다에서 중국 어선새끼들 패악질하는건 눈깔 꽉 쳐닫는 새끼들이 뭐만 하면 아 우리 한반도에 일제의 침탈과 일제의 압제가 어쩌구 저쩌구... 염병도 정도껏 해라.
  • asdf 2016/04/05 20:52 # 삭제

    네 다음 일뽕
  • 心月 2016/04/05 21:36 #

    asdf// 네 다음 정면 반박은 못하고 ㅂㄷ대는 국뽕
  • ㅇㅇㅇㅇ 2016/04/05 19:59 # 삭제 답글

    일본은 싫지만 일본이 냄긴 시설은 조아부려유!

    근데 그 시설도 민족성을 해치지 않는 선이여야 괜찮당께유!
  • 心月 2016/04/05 21:36 #

    옛다 관심
  • ㅇㅇㅇㅇ 2016/04/05 22:14 # 삭제

    쥔장은 왜 본인의 주장에 동조하는 이도 공격하는가
  • 마상 2019/04/20 15:43 # 삭제 답글

    개소리 오지네.
댓글 입력 영역